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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손보싫 국사인 대공과 황제의 겨론식 같아(+) 약간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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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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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충성을 맹세한 주군을 자신의 반려로 맞이하는 제국 최고의 기사같달까(네 로판 팡인이어요)

 

(+) 쪼금 썰로 풀어보지.

 

그냥 우리드 설정에 맞춰서 해보면 빈민가에 살고 자신의 출신을 알 수 없었던 남자가 선대 황제 or 황후를 구해주고 기사단에 들어가고, 그 당시엔 공주였던 황태녀의 호위 기사가 돼. 자유분방한 황태녀랑 딱딱하고 고지식한 호위가 맞을 리는 만무하고 늘 투닥대다가 전쟁이 나서 전쟁터로 나가게 돼. 공주는 늘 자신과 같이 있던 사람도 전쟁터로 가야하는 게 싫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되고, 정이 많았던 공주는 무사히 꼭 돌아오라며 검에 손수건을 매어주고, 다칠 때 바를 수 있는 연고를 쥐어줬어. 처음이었어. 자신의 안녕을 바란 사람은. 미천한 신분이었던 자신은 언제 죽어도 이상한 게 아니었으니까. 

 

자신의 검에 매어진 손수건을 보며, 남자는 다짐했어. 그녀를 위해 살겠다고. 그녀가 이 세상 모든 것들 위에서 군림하게 해주겠다고. 

 

전쟁은 7년이나 계속 되었고, 결국 남자가 적국의 왕의 목을 베는데 성공했어. 다만 그 와중에 황제가 크게 다쳐서 병석에 눕게 되고, 하나밖에 없던 핏줄인 공주가 황제가 돼. 황제가 된 뒤 처음으로 한 일은 전쟁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남자를 백작에 앉히는 일이었지. 멋지게 제복을 입은 남자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어.

 

"분부하신 대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그 말에 황제가 환하게 웃으며 칭찬했고, 고개숙인 남자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지어졌어. 

 

이후로도 남자는 황제의 칼이 되어 나라 곳곳을 누비었어. 남자가 출정하는 날마다 황제는 꼭 자신이 그를 배웅했어. 그리고 당부했지. 꼭 돌아오라고.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 남자의 검집에는 낡은 손수건이 매어져 있었어. 전쟁터에서 돌아올때마다 남자의 직위는 하나씩 올라갔고, 대륙의 모든 나라가 황제의 발 아래 놓이던 날, 남자는 제국에서 하나 뿐인 대공이 되었어.  

 

태평성세가 시작되고, 나라 내부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어. 외압이 없으니, 내부가 썩어 들어가기 시작한 거야. 귀족들은 서로 더 많이 가져가겠다고 싸움질을 해댔지. 칼 한번 안 쥐어본 놈들의 추잡한 행태에 대공은 늘 눈살을 찌뿌렸지. 

 

그러다가, 논점이 미혼인 황제의 국사의 자리로 옮겨갔어. 황제의 오른편에 서 있는 대공이 무서웠던 귀족들도 당당하게 국혼을 이야기 했고, 그 등쌀에 못이겼던 황제가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하기가 무섭게 늙은 귀족들은 젊은 자신의 아들들을 들이밀고, 젊은 놈들은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시작했지. 단 한 사람. 대공을 제외하고는. 

 

"전부 쭉정이들만 있구나."

 

황제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말하자, 대공이 한숨을 쉬었어. 남자인 제가 봐도 괜찮은 놈이 하나도 없었거든. 

 

"그래도 다른 나라 왕놈들하고 결혼할 수는 없잖아. 이 중에 골라야 한다는 말인데.. 답이 없구나. 어디 한번 그대가 한번 골라 보겠어?" 

"폐하의 국혼인데 제가 어찌."

"그래.. 내 혼사니 내가 알아서 해야겠지. 그런데.. 잠시만. 여기 아무래도 청혼서가 하나 빠진 것 같아."

"도착한 청혼서들은 제가 직접 다 확인하고 올려두었습니다. 그럴리 없습니다."

"그럼.. 그대의 청혼서가 없는 게 맞다는 것이지?"

 

황제가 눈을 가늘게 뜨고 대공을 노려보았어.

 

"혹시, 나 몰래 교제 중인 영애라도 있나?"

"그럴 리가요."

"그럼.. 혹시 마음에 둔 영애라도...?"

 

갑작스런 황제의 말에 대공이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어. 마음에 둔 영애나 교제 중인 영애는 있지만 특별한 여자는 있었으니까. 바로, 눈앞에 있는 나의 주군. 나의 폐하.

 

"그런 것 없습니다. 일단, 제가 수도에 머문 게 얼마 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럼 왜 여기에 그대의 청혼서가 없지?"

"..네?"

"그대는 나와 혼인할 마음이 없는 거야? 내가.. 여인으로서 별로인 가?"

 

뜻밖의 말에 대공이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어. 사실, 그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해야 맞았지. 감히 폐하의 옆에 선다니. 충직한 신하로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생각이었지. 

 

"제가 어찌 감히 폐하의 옆에.."

"여기 이 쭉정이 같은 놈들도 이 몸과 결혼하겠다고 달려드는데, 대공이 왜 어디가 어때서."

"폐하.."

"이대로 가면, 난 이중에 아무나 골라서 내 옆에 앉혀야해. 내 옆에, 이 쭉정이들 중 하나가 부군이랍시고 있는 거, 볼 수 있겠어?"

 

대공은 대답도 못하고 눈을 부릅뜬 채 주먹만 쥐었고, 그 행동의 의미를 알아챈 황제는 소리없이 웃었지. 

 

그리고 얼마 뒤, 황제는 국혼을 발표했어. 황제의 결혼 상대는 물론, 대공이었어. 다들 찍소리도 못하고 황제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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