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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은 단촐하다. 그러나 이 단촐한 인물들이 펼쳐내는 관계성과 사연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짙었다. 요란한 BG, 화려한 말빨, 수다의 향연 등이 하나도 없는 이 영화는 오히려 탁탁 치는 손 부딪히는 소리, 푸~하는 입바람 소리, 일상적인 생활소음이 영화의 대부분을 채운다. 그동안 수어는 어떤 작품에서건 주인공이 아닌 조연을 맡아왔다. 중요한 상황은 무조건 대사로 전달했던 K콘텐츠였는데,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닌 손으로 하는 말로도 충분히 대사가 전달되고 감정이 파도친다. 설렘과 떨림, 갑갑함과 부담, 원망과 절망까지 손 끝에서 눈을 통해 상대의 마음이 내 마음으로 직통으로 들어온다.
대만 원작과 장면이나 상황을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원작을 찾지 않아도 홍경, 노윤서의 풋풋한 비주얼만으로도 로맨스는 시작되더라. 사실 노윤서와 홍경이 비주얼로 팬덤을 모으는 배우들이 아니었다. 딱 지금의 청춘을,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현실 연기로 공감을 끌어내는 배우들이었기에 오히려 '청설'을 통해 청춘의 아이콘,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새롭게 자리매김 할 것 같다.
너무 무해하고 아름답고, 순수해서 귀하게 여겨지는 인물들의 관계성이고 감정이다. 쉽고 편하게 말로 전하지 않고 눈을 바라보고 수어로 소통하는 방법, 자막으로 대사를 써 준게 신의 한수 같다. 한번더 생각하고 눈으로, 머리로 곱씹어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과정을 관객도 동일하게 경험할수 있으니 말이다.
'선재 업고 튀어'를 보며 설레는 첫 사랑의 느낌을 오랜만에 다시 느꼈던 중년들도 '청설'을 보며 간질간질한 첫 사랑의 느낌을 또 느낄 수 있을 것.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 '청설'은 11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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