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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대도시 영수 집에 대해 문득 떠오른 생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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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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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 집이 되게 크잖아 

원작에서는 이만큼 크게 상상해 본 적 없었음

문득 왜 저렇게 큰 공간으로 나왔을까 생각해봤는데


영수의 집=우주라고 생각했어

영수랑 영이가 함께할 때 우주 안에 있는 것 같았다는

내레이션처럼 영수의 세계 전부 

저 집 안에 담겨있는 것 같았어

근데 가구나 사물이 많진 않아서 

공간의 크기만큼 여백이 더 크게 다가오는 형태고

그래서 그 곳에 사는 영수는 더 작은 점같고 

그냥 그렇게 사는 것부터 우주 속에서 홀로 떠도는 느낌?이랄까

영수 대사처럼 외로울 수 밖에 없던 시공간같았음


근데 거기에 밝은 성운같은 영이가 찾아서 들어온 거고 

이제 혼자가 아닌 둘이니까 

영수의 공허함도 좀 더 사그라들게 된 거고 

실제로 둘이 있는 집씬 대체로 어둡거나 은은한 빛이 감도는데

특정한 순간엔 엄청 밝게 연출 돼

(영수가 직접 마중나오고 영이가 달려와 안기고 

둘이 들어가고나서 전환된 주방씬)

난 이것도 다 의도된 것 같았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볼 때도 

영수집 검은 철제문이 유독 무겁고 두껍게 느껴져서 눈에 띄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것도 현실과 집(영수) 사이를 가르는 

장벽같은 상징이겠다 싶더라


철학수업을 꾸준히 듣고 평소 철학서 편집을 하고 

그냥 저 집 안에 살면서 영수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지 왜 이 꼴이지 온갖 잡다한 생각에

반복적인 사유를 하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누군가한텐 그냥 기만이고 자기연민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스스로 그 거대한 우주에 갇힌

정말 불쌍한 인간이구나 싶었음


레스토랑 갔다오고 저 집 안에 틀어박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상상해봤는데

그냥 온통 어둠뿐이라서 마음이 좀 그래 

편지에서 1년이 10년같았다는 표현도 괜히 마음에 남고

집안에서는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적극적이고 다정했던 인간인데...

그래도 개새끼는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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