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둘이 친했던 적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을 거 같음.
하빈이는 학습된 친절함을 베풀 수 있는 애니까. 경시대회 상금 양보했댔나. 아무튼 그런 계기로 우연히 접점이 생긴 수현이를 딸이 평범한 여고생이길 바란 엄마쪽에서 더 적극적으로 잘 지내보라고 부추긴 거 아닐까.
마침 형편이 어렵고 애비가 가폭범이고 하니까 집에도 자주 놀러오라고 하고 잘 대해주고 생일 파티도 초대하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 폰도 사주고.
그렇다면 만약 수현이가 차츰 하빈이에게 열등감이나 굴욕감 느껴서 사이 멀어진 것도 이해 가고. 엄마가 하빈이 의심하기도 더 쉬웠을 거 같음. 애초에 딸 쪽에서 먼저 마음 터놓고 친하게 지낸 친구가 아닌 거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