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수
그는 유능한 프로파일러지만 동시에 형편없는 아빠이기도 하다.
태수 역시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일곱 살 아이가 죽은 사건을 해결하느라 일곱 살 난 딸 생일은 늘 뒷전이었다. 종일 범죄자와 기싸움을 하고 시체 사진을 들여다보는 게 그의 일이었다. 밥상에 둘러앉아 오늘은 뭐했냐고 묻는 딸을 보면 말문이 막혔다. 프로파일러는 생각보다 더욱 고독한 밥벌이였다. 예상치 못했던 비극이 그의 가정을 덮쳤을 때 그는 좋은 남편도, 아빠도 되어주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태수의 “의심”이 문제였다.
하빈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계획을 세우는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이 아빠라니.
공부만큼 잘 하는 게 거짓말인데... 아빠한테는 통하지가 않는다.
그래봤자 내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부모란 그런 거니까...
천하의 프로파일러라도 자식은 못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이 보기 좋게 틀렸네?
아빠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끝까지 가는 수밖에.
더 거짓말쟁이가 되고, 어둠으로 숨게 되고, 이제는 되돌릴 수조차 없다.
져줄 마음도, 포기할 생각도 없다. 최악을 감당할 각오는 이미 끝났으니까.
내 계획은 완벽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