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지친 해영이 방으로 들어가고 얼마되지 않아 지욱이 돌아왔다.
지욱은 그대로 서서 얼마간 해영의 방 창문을 바라보았고, 해영은 말없이 손을 말아쥐었다.
금방이라도 달려나가고 싶은 마음을 애써 참느라, 말아쥔 쥔 손에 힘을 주며, 해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지욱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가 가까워질 무렵 해영은 눈을 떴다.
떠나는 걸까. 그런 것이겠지. 해영은 미동도 없이 앉아 눈만 깜빡였다.
쾅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해영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여전히, 해영의 말아쥔 손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지욱은 잠시 해영의 집을 바라보았다. 복잡해보이는 얼굴로, 지욱은 그대로 몸을 돌려 천천히 멀어졌다. 여전히 해영은 자신의 방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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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떤 클립에서도 이 고저스한 장면은 보여주지 않아서 수작업으로 캡쳐하고 그림판으로 붙여봤다.
그래서 짤이 꽤 저퀄임..
그렇지만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
우리 애들의 가짜 결혼의 마지막이 이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