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남편. 할머니는 손자보다 딸이 우선이었지만 난 내 남편이 우선이야. 오로지 내 남편을 위해서 말하는 거야, 난.
남편이 가고 싶은 데 가고 남편이 보고 싶은 사람 만나고, 남편이 살고 싶은 대로 살아.
왜 자꾸 남편이라고 불러?
우리 아직 가족이야!
ㄴ
할머니 돌아가셨어. 돌아가신 할머니 말 안 듣는다고 더 잘못될 게 있어? 엄마? 엄마가 너한테 뭐 해줬는데? 한 번이라도 너 안고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있니? 근데도 할머니 유언 지키려고, 엄마 지키려고, 떠난다고? 야, 넌 개새끼도 아니야. 그냥 등신머저리개호구새끼야. 알아?
나를 안고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너도 없어.
손해영 너도, 나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사랑해.
사랑해 손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