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맞아 요즘 드는 생각을 한 번 적어봄.
호와 불호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데,
건전한 비판과 비난, 조롱, 모욕은 다른 선상에 있는 건 아닐까.
노잼이라는 말과 쓰드라는 말.
글이 아쉽다는 말과 작가 절필하라는 말.
연출이 올드하다는 말과 연출이 구리다는 말.
연기를 못한다는 말과 배우 발연기 때문에 티비 껐다는 말.
이 안에 하고 싶은 얘기들은 사실 비슷할 수 있겠지만
뒤의 말들은 어떻게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하고 싶은 앞의 말들 +
상대에게 상처를 주겠다는 맘이 같이 들어가 있을 때도 있지 않나.
말과 글이라는 건 정말 가볍게 쓸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묵직한 인생의 힘이 될 수도 있고,
그런만큼 누군가에게 상처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함.
물론 익명의 공간은 어떤 의견이든 자유로운 곳이다.
이 정도는 악플 발톱 때만큼도 못 미친다.
나는 그냥 내 생각 내 느낌 적는 거다.
그럴 수 있음.
그런데 익명의 공간에서 우리는 익명으로 글을 쓰지만
그 상대는 가상의 인물이 아닌 현실의 누군가일 때가 많으니까.
사실 정말 욕해야되는 나쁜 놈들이 넘쳐 나는 세상인데,
내 기준에 부족하다는 것을 내가 쉽게 욕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도 일상에서 누가 뭐뭐가 잘못됐어요 하면 아 네 할 수 있지만
님 진짜 최악 님은 일 그만두셈 님을 뽑은 회사가 불쌍 이러면 못 견딜 거 같거든.
우리 한글 이쁘고 아름다운 말들 많잖어.
여기는 무언가를 엄청 애정하는 사람들이 모인 뎡배고.
여기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 다같이 달릴 때 나 엄청 행복하거든.
그래서 난 글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려 함.
과연 지금 내가 쓴 말이 내 생각을 올바르게 담은 그릇이 맞는지.
PS.불호를 표현하지 말라는 거 절대 네버 감히 아님.
일개 방구석 무명의 더쿠인 제가 감히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것도 아님. 그저 저의 생각과 다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