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장 남편 되실 분이 애칭이 필요하시겠지. 손과장보다 한참 어리셔서. 그 사귀는 사이에 누나는 좀 그렇잖아요.)
누나하고 사귀어도 누나라고 안 불렀나 보죠? 그 시절엔? 요즘엔 누나라고 사귀면 다 누나라고 불러요. 그치 누나. (킹받는 손짓)
그럼, 아까 웨딩샵에선 왜 그런 거야? 안 팔던 미모를 굳이 그 타이밍에.
그 남자, 손님 전남친이잖아요. 엄청 꺼려하던데, 전남친한테 나 보이는 거.
티가 많이 났니?
속물.
근데 이상한 게 나도 창피했어요, 가짠데도.
과몰입했구나? 그래서, 외모로 압살 시도한 거야?
찌질했죠. 찌질한 건 인정합니다.
인정하지마. 안우재는 너 나이 때 너보다 안 예뻤어. 그리고 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잖아. 압승.
지금 이런 상황을 가장 잘 알아야 되는 사람은 이린씨 아니에요? 자기 남편이 전여친, 그것도 공식적으로 결혼한 여자 집앞에 술 취해서 찾아 왔는데.
처음 있는 일이야. 딱 한 번.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부턴 습관이 돼. 한 번일 때.
얘 여기 온 거 기억 못해. 술 취하면 필름부터 끊기는 애라.
왜 자꾸 쉴드를 치지?
쉴드가 아니라, 남의 부부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은 거야. 혹시나 이 일이 불씨가 돼서.
안우재 때문이야?
뭐가?
회사에 내가 남편인 걸 밝힐 수 없는 이유, 밝히기 싫은 이유.
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안우재 때문에.
미련 있냐고, 안우재한테.
그래 보여?
어.
그렇구나. 그렇게 보이면 그렇게 알고 가.
가라고? 지금 이 상황에.
미련이 있든 없든 너한테 변명할 일 아니야. 내 감정이고. 내 감정엔 네 이해나 허락 따윈 필요 없으니까. 그리고 이건 나한테 닥친 일이잖아.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가.
눈곱이 껴도 예쁘고, 하품을 해도 예뻐요. 그렇게 해 봐.
왜 그래요?
얼른 해 봐. 그래도 예뻐요.
나 지금 운전하고 있어요. 왜 그러는데?
희성이가 그러는데 안우재는 우리가 가짜 부부인 거 눈치챌 거 같대. 사랑할 때의 모습, 연애할 때의 모습 다 봤잖아. 안우재랑 나랑은 진짜 사귀었잖아.
그쵸, 우린 아니고.
그러니까, 안우재가 보고 있어서. 안우재 때문에 나한테.
너무 의심스럽잖아, 집들이 끝나고 남편이 결혼 사진 들고 짐가방 들고 나갔다가 안 들어오면. 아이씨, 안우재 쟤는 간지가 언젠데. 갔다가 다시 온 건가? 야, 설마, 눈치 챈 거 아냐?
지금 그게 중요해?
(그게요. 둘이 키스했어요. 옥상에서.)
손님이 먼저 했어요. 허락도 없이.
너는 막 내 팔을 이렇게 꺾어가지고, 막 이렇게 했잖아.
(하긴 한 거네. 둘이 사귀어?)
손님은 안 사귀어도 키스할 수 있대요. 안우재만 있으면.
넌 키스랑 뽀뽀도 구분 못하니? 내가 한 게 뽀뽀고, 네가 한 게.
(뭐야, 똥이랑 설사가 싸우고 있어.)
누가 똥이야?
손님이 설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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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히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