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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온 판사>는 현대적이고 서구적인 이미지의 판사 캐릭터를 선보이기 위해 로마 신화의 여신을 등장시켰지만,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지옥과 초월자들은 실질적으로 한국의 무속, 민속신앙, 그리고 불교 내세관이 혼합되어 탄생한 저승과 염라대왕 신화를 각색한 것에 가깝다. 여기에 로마 신화나 한국 민속신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악마라는 설정이 추가됐는데, 이는 당연하게도 기독교 교리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설정을 로마 신화에서 차용하기는 했지만, 지옥 형벌의 형량이나 재판 체계, 그리고 저승의 관료체계 같은 핵심 설정은 모두 내세 심판에 대한 한국인들의 전통 민속신앙으로부터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외 죄인의 영혼 이마에 낙인을 새기는 설정도 전근대 중국이나 한반도에서 자주 시행되던 묵형 혹은 자자형을 각색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지옥에서 온 판사>가 작중 한국 민속신앙의 염라대왕 역할을 담당하는 유스티티아를 굳이 악마들 중 하나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악마들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 대다수 문헌들이 성경 정경도, 외경도 아닌 르네상스 시대 일부 작가나 신학자들에 의해 쓰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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