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복습하고 나니까, 이 스핀오프의 핵심은 '자연이의 과거'와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식의 플롯대로 냉동실에 갇힌 연서(자연이)를 하준이가 꺼내줬잖아.
'냉동실 안에서 춥고 어둡고 외롭게 죽어가던 연서'는 어쩌면 '자연이의 어린시절'을 표현한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자연이 시각에서 보면, 어렸을때 아빠의 폭행을 피해 달아났던 장롱 속과 같은 춥고 어둡던 그곳에서 하준이가 그 문을 열고 자연이를 구해준거지.
그리고 그 이후에는 벚꽃이 흐드러진 아름다운 공원에서 늘 꿈꿔왔던 다정한 아빠와 어린시절 본인을 마주하기까지 했어.
그때서야 자연이는 자각하지. '아, 이 소설 속 세계는 사실 내가 꿈꿔왔던 세상이구나.' 하고.
그렇게 마주친 어린시절 본인과 자연이는 서로를 오랫동안 바라보다 헤어져. 마치 서로를 보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다시 키보드 소리가 들려. 곧 씬이 시작될거라는 전조가.
정해진 씬은 있어서 또 다시 씬으로 이동하긴 하지만 자연이는 이제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게 됐어.
어린시절의 아픔을 진정으로 보내주고 나서야 자신이 꿈꾸던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게 된거야.
(비록 15금에 빙의해서 씬은 못했지만ㅋㅋ)
근데 문제는 이 의지가 자연이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고, 하준이에게도 해당이 되는데
이게 공원에서 키보드 소리를 듣게 된 하준이의 모습으로 나타난거 같아.
그래서 원래는 연서가 치여야 하는 씬인데도 불구하고 하준이가 자연이(연서)를 구하려고 대신 차에 치이게 돼.
하준이의 의지는, 어쩌면 자연이가 주체가 된 연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서 생긴게 아닐까?
사랑하는 이 여자를 진짜 살리고 싶다 그런 마음 아니었을까?
왜 도겸이 연서를 죽이려는 씬을 넣었을까 싶었는데, 그런걸 말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연서가 죽을 뻔한 장면'을 삽입한거 같아.
결국 이 사랑이 변수가 되었고, 모든걸 바꿔버린 거지.
원장의 말대로 이젠 정말 예측 불가가 됐어. 서로의 의지대로 살아가게 됐으니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이 키스(엔딩씬)를 하고 그제야 자연이는 빙의에서 풀려 현세계로 돌아와.
마치 이제는 과거의 트라우마 속에서 벗어나, 고통받던 어렸던 자신을 놓아주고 진정한 삶을 살게 될 거라는 걸 암시해주는거 같아.
그런 의미에서 하준(규현)이는 정말 자연이를 구원해준 최고 남주가 맞는 거 같다.
이거 다시 보고나니까 자연이 서사가 진짜 깊게 와닿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