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의 사랑 방식이 속 터졌어요. 재희는 사랑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이 큰 아이죠. 그 친구가 가장 예민한 시기, 사춘기에 큰 상처를 받았는데 그것에 대한 치유를 못 받았다고 생각해요. 스크래치가 그대로 나있는 상태에서 나이가 든 친구죠. 그것을 사람으로서 채우려고 굉장히 애를 쓰는? 그래서 남친을 만날 때도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기보다,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했던 거예요. 우선순위가 1번인지, 아닌지에 집착하잖아요. 남자친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 받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친한 친구나, 언니였으면 시행착오를 겪는 걸 지켜보는 입장에서 안타까웠을 것 같아요.”
영화는 재희와 흥수의 관계성과 성장의 서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사람’ ‘어떤 상황에서도 너 자신을 잃지 말라’는 이언희 감독의 메시지가 읽히기도 한다. “재희는 1순위가 중요했던 친구에요. 흥수가 재희에게 ‘결혼하는 상대에게 네가 1순위야?’라고 물었을 때 답을 못하고, 전화를 받긴 하지만 재희의 성장이 중요했죠. 후의 재희는 1순위가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게 됐어요. 그 사람과 있을 때 온전한 내가 되고, 나다운 모습으로 그 사람 앞에 서있을 수 있는 게 재희의 성장이자 결말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