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결혼을 고민하는 이유는 '백마 탄 왕자'를 만나서가 아니다. 결혼하지 않으면 곳곳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손해, 영(0)'이란 이름엔 어떤 식으로든 절대 손해 보며 살지 않겠다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겼다. '손해 보기 싫어서'는 이렇게 '1인 가구'의 복지 소외를 저격한다. 이 드라마 대본을 쓴 김혜영 작가는 한국일보에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라며 "(누구도 손해 보기 싫어하는 요즘) 처음부터 '손해 보기 싫어서'로 제목을 짓고 여주인공 캐릭터 이름을 정한 뒤 축의금 회수로 시작해 '가짜 결혼' 이야기를 썼다"고 집필 배경을 들려줬다.
앞서 언급한 설문에서 결혼을 원치 않는 여성들은 '결혼 후 육아와 가사 등 일상에서의 역할 변화에 대한 불안'(92.6%)을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 보기 싫어서'에서 손해영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가짜 남편'에게 "네가 회사에서 아침을 먹잖아? 그럼 내가 무능해서야"라고 말한다. 복길 대중문화 평론가는 "'손해 보기 싫어서'는 '여성의 일에 결혼은 정말 걸림돌이 되는가? 그렇다면 그것을 걸림돌로 만드는 것은 구조인가 개인인가?'를 묻는다"며 "이 과정에서 전통적 가족상을 해체하고 한 여성을 중심으로 가족이 구성되는 모습을 중요하게 보여주면서 기혼·남성·혈연 중심의 가족 문화를 직격한다"고 봤다. 이 드라마에서 손해영의 어머니는 위탁모로 가정폭력 등에 노출된 아이들의 가장 역할을 한다. 그 밑에서 자란 손해영은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자매들과 가족을 꾸린다. '손해 보기 싫어서'가 보여준 K콘텐츠 속 미혼 및 가족 서사 변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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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쪽말고 다른부분 기사도 떳길래 가져와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