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충격적인 엔딩 탓에 영화를 보고 나오고 한참이 지나도 머리가 띵하다. 원작 소설도 유명한데다 이미 원작을 바탕으로 한 호평받은 외화들도 있어서 영화의 이야기가 새롭지는 않을 것.
'자식들이 사고를 쳤을때 내가 부모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허진호 감독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집요하게 캐묻는다. 이정도 사고라면 어떻게 할래, 그거 뿐인줄 알았는데 이런게 더 있다면? 아이가 이렇게 반응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래?라는 질문을 계속 레이어를 쌓아가며 관객에게 던진다.
그러면 관객들은 안개 속에서 앞을 더듬어가는 사람마냥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이러는게 옳은걸까? 옳은것과 그른게 중요한가? 자식 일인데? 가족이기에 할수 있는 판단이 과연 서로에게 좋은 걸까?' 자기 검열을 해가며 영화를 보며 답을 찾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문제작'이다. 인물별로, 상황별로 따져보고 되짚어보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게되고 생각하게 만든다. 가정 교육부터 학교에서의 교육 등 교육 시스템에 대한 검증도 하게 되고,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지, 좋은 부모는 어때야 하는지 등 심도깊은 토론을 하게 만든다.
자녀가 사고를 쳤을때 부모의 태도를 보여준 영화는 몇 편 있었다. 그 영화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었지만 '보통의 가족'은 사건을 쫓기보다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며 더 과몰입을 하게 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허진호 감독의 연출도 좋았다. 너무 심각한 장면에서 뜻밖에 폭소를 터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이런 반전도 감각적이었다.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듯한 영화의 배경 음악도 좋았다.
다만 너무 깊게 끌어당기고 초집중하게 하는 분위기 탓에 피로감이 크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한 번 볼때 엄청 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보고나면 감독과의 GV도 꼭 가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보통의 가족'은 10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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