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이 둘의 우정을 통해 자신과 다름을 존중하지 않고 타인의 인생을 함부로 판단하는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비춘다. 영화 속 여성의 신체를 품평하고, 성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은 영화 밖 세상에서 고스란히 일어나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영화는 이를 심각하지 않게 오히려 웃음을 참을 수 없을 만큼 유쾌하게 풀어낸다. 영화에는 '뼈 때리는' 웃음이 가득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김고은과 노상현의 앙상블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자신의 장점 단점 강점 약점 모두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재희와 흥수를 통해, 두 사람은 사랑보다 더 설레고 더 달콤한 우정을 그려낸다.
특히 김고은의 재희는 시쳇말로 '끝내준다'. '백마 탄 왕자'처럼 짠 나타나 위기의 흥수를 구해주는가 하면, 자신을 뒤에서 헐뜯는 무리들을 향해 파격적인 언행을 보이면서 찍소리도 못하게 만든다. 마치 '이 구역의 미친 X은 나야'라며 경고하듯,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삶을 온몸으로 저항한다.
그러면서도 그로 인해 고립되고 도태될까 두려워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해내는 김고은은 인물이 가진 아픔에 공감하게 만들며 감독의 말처럼 '왜 재희가 김고은이어야 했는지'를 증명한다.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굿을 하는 젊은 무속인으로 정형화된 이미지를 깨뜨린 '파묘'보다 더 근사하고 매력적인 김고은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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