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매력을 그대로 살린 에피소드들도 있지만, 원작과 아예 다른 전개와 방향으로 각색된 에피소드들도 있어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원작에선 두 사람의 성격 및 관계성, 감정선에 집중하느라 암시 정도로만 끝냈던 ‘성소수자 혐오’, ‘순결하지 않은 여성을 향한 편협한 잣대’ 등 사회적 편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영화에선 좀 더 직접적으로 조명하고 확장한 부분도 눈에 띈다. 자유분방한 재희, 세상과 거리를 두는 흥수 두 자발적 아웃사이더들의 성격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새롭게 각색해 ‘데이트 폭력’, ‘성소수자 혐오’, ‘대학 내 성희롱과 성폭력’ 등 사회 속 편견들이 빚어낸 각종 문제들도 드러냈다. 대신 재희와 흥수가 지지고 볶고, 멀어지다가도 다시 서로를 찾는 등 13년간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면서 외적, 내적으로 성장하는, 이로 말미암아 문제들을 마주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에 더욱 집중한다.
‘너가 너인 게 약점은 아니잖아’. 대학 시절 재희가 흥수에게 건넸던 이 말을 시간이 흘러 흥수가 다시 재희에게 그대로 돌려주며 위로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 ‘우정’, ‘사랑’이란 피상적 단어들로 규정할 수 없는, 보다 깊고 진한 연대의 단계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각색한 부분 어떨지 궁금해짐 얼른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