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비교육’ 교육 1팀 과장 손해영(신민아)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가정위탁’하느라 ‘엄마, 아빠, 나’ 셋이서만 살고 싶다는 소원을 외면한 부모에게 상처받아 절대 손해 보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능력은 있지만 단지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축의금 손실, 승진 배제 등 회사에서 손해를 봐야 하는 게 싫었던 해영은 순전히 ‘손해 보기 싫어서’ 가짜 결혼식을 한다. 해영의 가짜 남편 김지욱(김영대)은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탓에 “존재 자체가 잘못”이라 생각하며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tvN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는 ‘가짜’로 시작한 이들의 관계가 ‘진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코미디물이다. 물론 ‘로맨스’만 있는 건 아니다. 계산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해영은 사실 공감적이고 이타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부모와 사랑을 나눠 가진 위탁아동을 미워했지만 그들을 가족으로서 돌본다. 또한 ‘남편’인 지욱을 ‘편’이라 부르며 가족으로 여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모순적인 건 꿀비교육이다. 사교육 회사인 꿀비교육은 “우리의 진짜 적은 저출생”이라며 기혼·유자녀 직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준다. 어쩌면 바람직해 보이는 이곳의 가족 중심 제도는 비혼·비출산 등 다양한 선택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차별적이다.
게다가 ‘가족’을 강조하는 오너 일가는 회장의 잦은 외도로, 사실상 전통적 가족 기능을 상실한 가족이다. 드라마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결혼의 의미, 결혼이 여성에게 미치는 (부정적)영향,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기업 문화, 직장 내 괴롭힘, ‘관심’으로 포장된 사생활 침해, ‘악플’의 해악 등 각종 사회적 편견과 통념을 유쾌하고도 단호하게 비판한다. 로맨스의 외피를 둘렀지만 알고 보면 ‘참교육’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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