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commedia è finita! 코미디는 끝났다
“빌런에 비싸고 싸구려가 어디 있어. 그냥 다 똑같은 빌런이지.”
“날 죽이면 뭐가 달라지나? 세상에 평화가 찾아오나? 아니면 사회적인 메시지라도 되나? 개뿔, 아무것도 없어. 니가 말한 대로 쓰레기가 쓰레기 죽이는 거지. 니가 아무리 뽀대나게 내를 죽여도, 니하고 내는 똑같은 인간이야.”
<빈센조>는 최종화에서 보편적인 윤리의식과 충돌하는 극단적인 가학성을 끝내 주인공에게 부여했다. 빈센조의 악마성을 노골적으로 직면하자 느껴지는 당혹감, 상상으로 채웠던 여백이 실체를 온전히 드러냈을 때의 공포. 비발디의 <La stravaganza> 12 바이올린협주곡 6번이 흐르는 정인국의 추락사 장면 정도가 잔혹하면서도 우아한, 가장 빈센조다운 살인 방식이라고 여겼는데 안일했다. 구치소 면회실에서 빈센조가 장한석에게 한 말은,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한 예고였나? “그냥 말로만 들으면, 니가 체감을 하지 못할까봐서. 허락 없이 들어가서 미안해.” 이제 정말 그림과 전쟁처럼 한 발 떨어져 관람하라는 친절한 부연설명.
“이렇게 야만의 시대로 돌아갈 필요는 없잖아!”
“세상이 야만적이지 않았던 때는 단 한순간도 없었어.”
마지막엔 좀더 가볍고 명랑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작가의 좌절과 분노가 생각보다 깊었던 것 같다. 유혈이 낭자한 호러물로 치면 스플래터와 슬래셔 사이에서 웃음기 뺀 후자에 무게를 실었다. 야만 위의 야만을 사는 마피아, 세계를 전장으로 이해하고 적은 포섭하거나 관용을 베풀거나 제압하거나 죽여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주인공. 마냥 즐기자니 꺼림칙하고 한편으론 제작진의 선택을 옹호해주고 싶어지는 딜레마.
하긴, 이 드라마에서 죽음을 가볍게 다룬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참혹했다. ‘한 사람의 죽음은 한 세계의 종말’이니, 그게 자비가 필요 없는 악인의 죽음이라 해도 불편하지 않게 만들 순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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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진짜 명문임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