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 대사에 이 짤이어야 했는지 총대적 코멘트이자 아주 개인적인 덕후적 리뷰
- 서사에 깃댄 평범한 대사는 덕후를 흥분시킨다
5화
- 다양한 증거들로 어린 은하임을 확신하며, 그 시절 추억이 좋았는지를 묻는 지환은 너무나도 조심스럽다. 나에게 좋은 추억이 은하에게도 좋았을까? 되묻는 지환은 무슨 심정이었을까.
- 이 드라마는 매우 일상의 대사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린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평이한 대사들은 텍스트 만으로는 명확한 감정을 지정하지 못한다. 그럼으로 나올 수 있는 이득은 스토리에 대한 쉬운 이해와 동시에 복잡다난한 캐릭터들의 마음을 표현한다.
- "그게 좋은 추억이었나요?"
: 지환이 느껴지는 궁금함, 확인하고 싶은 마음, 기억할까? 에 대한 기대 등등 대사에서 밀려오는 지환이의 다중적인 감정들은 매우 소중하다. 그걸 온전히 표현한 배우의 능력은 엄청나고
- 이후로 이어지는 "그 뒤로는..."란 대사. 지환은 "그 뒤로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나요?"를 물었지만 은하는 지환이 "이 집을 찾아온 이유"를 물었기에 이 곳을 떠났다는 이야기로 마무리져 지는대화. 지환은 관계를, 은하는 장소를 대답한 아직 서로의 시선이 다른 동상이몽.
- 이 드라마를 해석하는 또 다른 단어는 동상이몽. 얼마나 서로 다른 세계에서 왔는지 표현하는 수 많은 장치들과 상황들. 본방을 볼 때는 마냥 재미있게 보았지만 찾아볼 수록 수 많은 장치들이 곳곳에 놓여있는 트랩형 로코.
- 5화에서 장현우의 시선, 그러니까 세상이 보이기에 가장 위험한 사람인 서지환
- 허나 어린시절 은하에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좋은 사람
- 가장 좋은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된 23년이란 무얼까
13화
(은하의 눈물에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는 지환의 모습이 인상적인 장면. 꽤 많은 커플을 보지만 참 포옹이 아름다운 사람들. )
- 짙은 셔츠에 보다 밝은 자켓. 당혹스러운 코디일 수 있지만, 이보다 지금의 서지환을 잘 설명할 옷이 아닐 수 없다. 거둘 수 없는 과거를 속에 껴 안고 밝음을 입은 자. 그게 지금 현우를 알지 못하는 고은하의 사랑을 받는 서지환의 모습일지도. 은하핑크라 불리는 분홍색 옷과 청바지를 입은 은하의 모습까지도 너무나도 은하.
- 대체 이 두 사람은 어떤식으로 재회를 할까를 기대하며 달려온 13화, 허나 상상을 초월한 재회를 보여준다. 온갖 클리셰를 피해 감정적으로 23년을 쏟아내는 대사를 쓴 작가나, 몽타주로 서로를 찾아 헤맬 수 밖에 없었던 23년을 이해시킨 감독과, 복잡하지만 분명한 감정선을 잡고 연기한 배우들. 이 모든 요소가 맞아 떨어진 장면
- 고은하라는 사람이 보여주는, 애써 숨겨가며 나에게 수 많은 애정과 과거를 보여준 지환에 대한 깊은 이해심과 연민 약간의 야속함 그리고 서지환이란 존재 안의 윤현우를 알아보지 못한 한 없는 미안함
- 서지환이라는 사람이 보여주는, 은하의 눈물을 보며 그저 나 자체를 보고 싶어했음을 깨닫고, 혹시 몰라 피해온 자신의 행동이 미안했으며, 너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것 만큼 나도 보고 싶었다는 이야기
- 후기를 써보려 했으나 도저히 형언이 안되어 포기한 장면. 아무리 표현하고 또 표현해도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쌓이는 대사. 3만자가 쌓이고 4만자가 쌓여도 구현하지 못하는 디테일하고도 쎈 감정선. 작감배 모두 그토록 미쳐버린 장면들
- 세련되게 보여주는 이 감정적 23년치 재회씬은 정말 길이 길이 회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 한번에 응축해서 터져나가는 23년의 서사는 그토록 슬프고도 아름다웠다.
- 관련 후기 : 13화 재회 : 은하 시점 "나에게 언제나 좋은 사람" / https://theqoo.net/dyb/3337969015
15화
(지환의 표정을 제외하면 남겨진 목걸이가 더 인상적이라 풀샷으로 해보려 했지만 감정선이 와닿지 않아서)
- 연인과의 이별도 처음이라 잠수 이별하려는 서지환을 포기하지 않고 잡아 세운 은하.
- 그런 은하의 함께하자는 말에 당장 함께 할 수 없음을 아는 지환은 그렇게 소중하게 껴 앉았다
- 아무리 잘 진행되어도 8화처럼 체포될 것이며, 그 이상의 지점까지 예상하던 사람 (결국 그 예상이 맞았지만)
- 그럼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은하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며 "기다려 줄 수 있을까?"라며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 이별을 각오하고 그 이상의 헤어짐을 각오한 사람이 이제는 돌아가겠다는 고백을 한다
- 은하는 "서지환의 기다려 줄 수 있을까?"를 어디까지 이해했을까.
- 그간 서지환의 말들을 생각해보자.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한 적이 몇번이나 있었을까. 대사드컵에서 표현된 말들만 생각해보아도 그는 속마음을 꽁꽁 숨긴채 제 3자로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대부분.
- 50미터를 외치며, 대가리 깨짐을 외치며, 세입자를 운운하고, 알바의 위험함을 이야기하던 사람이 이제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내비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스스로의 두려움을 꺼내 은하에게 내어놓는다.
- 은하와의 마지막 대화에서야 지환은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너가 다칠까 두려웠다고. 물론 이 마음도 전부를 꺼내지 않은 어딘가 모자란 마음
- 감정적 표현이 미숙한자의 성숙. 그 끝을 향해가는 순간. 그리고 이 끝은 다시 깨어나 목걸이가 끊어졌다는 은하의 가벼운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공감하는 서지환으로 완성된다.
- 목걸이 주는 타이밍: https://theqoo.net/dyb/3346486736
- 목걸이 주는 타이밍이 엉망진창인 것도 이때 아니면 언제 줄지 몰라서. 모쏠남주의 미숙한 선물 증정식. 하지만 이렇게라도 이런 타이밍이라도 주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되던 순간
- 그리고 목걸이임을 후회하는 서지환을 보면서 저놈의 후회는 언제까지 할까 싶은 (...) 후회남주
15화
(이 대사는 도저히 얼빡샷 외에는 차선책도 없었다ㅠㅠ)
- 온전한 지환의 환상 (관련 후기 https://theqoo.net/dyb/3354105639 )
- 노란색 조명이 비추는 은하, 과거는 언제나 노란색이었으며, 은하의 해바라기도 노란색
- 지환의 환상 속 은하는 현우를 부르며 기다린다 말하고 있었고 지환은 현우임을 받아들이며 데리러 간다 말한다
- 지환이 아닌 현우를 부르는 은하를 환상을 본다는 것, 23년 전 제설함에서 은하를 데러러가지 못한 부채감(14화)이 생각이상으로 컸었다. 그러니까 지환에게 데리러가겠다는 말은 생각 이상으로 부채감이 있는 말. 데리러 가지 못했기 때문에 찾아올 은하를 기다리는 삶
- 절명의 문턱에서도 데리러가겠다는 말은 더는 은하를 혼자 둘 수 없음을 함께하겠다는 각오까지 담긴 말
- 정말 단순하기 그지 없는 기다린다와 데리러갈게 라는 문장. 일상적인 이야기.
- 여기에 담긴 깊은 서사. 23년 간 어떻게 은하를 기다려왔고 데리러가고 싶었고, 이제는 함께하겠다는 각오로 버티고 또 버티는 서지환의 감정선이 그대로 보이는 문장. 정말 어이없도록 평범한 문장임에도 저 문장이 주는 덜컹임은 서지환이 고은하를 기다려온 23치 묵은 감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