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박선우에게 어떠한 배경과 동기를 부여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빌런에게 서사를 부여해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경계하라고 했더니 기본 설정까지 냅다 빼버린 모양새다. 이유와 동기가 있을 법한 행동들을 하게 해 놓고 끝까지 인물의 설정을 풀지 않아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 의식에 대한 사유가 아닌 '그래서 박선우는 왜 그런 걸까?'라는 의문만 남게 한다.
이같이 잘못된 빌런의 설계는 영화 전체를 뒤흔든다. 빌런이 아닌 서도철에게 포커스를 두고 싶었다는 류승완 감독의 의도는 명백히 실패했다. 박선우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서도철이 겪는 감정의 변화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서도철뿐만 아니라 영화의 주제의식 역시 빌런에 대한 궁금증에 잡아먹혔다.
후기보면 빌런이 왜저러는건데? 이말 많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