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 대사에 이 짤이어야 했는지 총대적 코멘트이자 아주 개인적인 덕후적 리뷰
- 대체 왜 이렇게 깊게 보는데? 란 말이 나올 수 있다
2화
- 곱씹으면서 느끼는 조폭 특유의 "열 셀 때까지 어쩌구 저쩌구"의 대사가 생각나는, 그 시절 말투가 묻어나는 데 이제 온전한 보호
- 거친 말, 거친 행동, 거친 무언가지만 서지환에겐 온전한 보호이며, 보호에서 멀어져 살아온 은하에겐 그 무엇보다 따스한 보호
- 이 드라마는 서로 다른 세계의 부딪힘을 대사와 상황 사이의 차이로 묘사하곤 한다.
- 서지환의 거친 말투 안에 숨겨진 따수운 진의를 파악하는 재미가 있던 작품
- "기다렸어"로 시작한 이 장면은 무언가 울컥하게 만든다. 서로 그토록 기다려온 순간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 더욱
- 36살의 지환은 버스정류장에서 아쉽게 헤어진 은하를 다시 만나기를 바랬고, 홀로 버티며 살아온 30살의 은하에겐 꿈꾸어왔던 의지되는 누군가의 보호. 겉으로 보기엔 그런 만남과 의지를 기다려왔지만. 사실은 23년을 건너온 보고싶음이 다시 이어진 장면
- 사실 대사만큼이나 검은색 코트에 묻어난 하얀 우유가 인상적
8화
- 흑과 백의 대비는 여기서도 이어진다
- 자신도 깊은 마음이 있다는 걸 알고, 고은하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 매몰차게 밀어내는 말 이기도하지만
- 동시에 은하씨는 날 좋아하지만, 나는 날 좋아하지 않습니다. 난 누군가에게 좋아함을 당할 사람이 아닙니다 까지 감정이 연장되는말
- 묘한 중의적 의미가 심장을 쿵 떨어뜨린다.
- 관련 후기 : 8화 고은하씨 혹시 나 좋아합니까...밀어낼때 / https://theqoo.net/dyb/3363240169
- 갑자기 툭 튀어나온 세입자는 아닌. 대가 없이 공간을 빌려주는 사람은 세입자로서 책무를 이야기하던 사람에게 갑자기 집주인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5화)
- 서지환의 어법은 뉘앙스를 받아들이기 쉬우나 그 속내를 들추어 내기엔 상당히 어렵다.
- 누군가의 머리 위에서 그 사람이 받아들임을 인지하고 말하는 법이 익숙한 사람. 그러다보니 못된 말의 수준이 상당히 고차원적인 사람.
- 생각해보면 항상 서지환은 그렇다, 상대에 입장에서 그 사람이 그렇게 알아먹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사람.
- 말의 의도를 전하기엔 최적의 어법이지만 그 말에 자신의 속내를 담지 않는 사람.
- 그런 사람이 은하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점점 쉬운말 속내를 드러내는 말을 서슴없이 해가는 게 이 드라마의 포인트들
11화
- 23년의 인연을 모른채, 8년의 인연에게 3개월의 인연임에도 그 사람이 좋다 말하는 은하
- 은하의 단단한 자존감으로부터 비롯된 사랑은 단단하고 든든하며 따사롭다
- 자기 마음이 단단한 사람들의 사랑은 따사롭다.
<추가>
- 이 드라마에서 담담히 하는 또 다른 이야기는 어쩌면 나 자신을 사랑해야 상대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 은하의 성장하지 못한 마음 한 구석이 윤현우를 찾고 사랑함으로 매워지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 은하를 사랑하는 과정이 결국 서지환이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이었음을 돌이켜본다면
12화
- 2화의 은하 사과가 12화의 지환 사과로 돌아왔다
- 지켜야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눌 수도 있는 사람이다
- 은하는 과보호를 행하는 지환의 짐을 나누어 들고 싶은 사람. 단순히 과호보에 화를 내는게 아닌 이 사람의 과거와 짐을 함께 지고 싶은 사람. 그러기에 과거를 알고 깊이 공감하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사람.
- 물리적 약자임을 잊지 않는 은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도 아니다, 은하의 호신술은 언제나 효과적이었다. 준비된 무장으로 찾아간 지환의 병실에서도, 뒤에서 다가오는 재수씨를 제압한 것도, 고양이파 조직원의 품에서 단번에 빠져나온 실력(14화)도. 사실 이것도 좀 마음이 아픈 지점인 점이 과연 은하는 호신술을 익혀야한다는 생각을 언제부터 가지게 되었을까.
13화
(얼빡샷을 피하다보니 선택한 샷)
(이 Scene만 생각한다면 무조건 이 장면이어야 했지만 대사드컵이라 얼굴을 최대한 피하다보니)
- 저 평이만 대사에 얼마나 많은 서사와 감정과 장치가 있던가
- 대사드컵이라 얼굴샷을 쓸 수 없었지만,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대사 표정 억양 어조 톤 그 모든게 완벽했던 장면
- 13살의 현우를 소환해낸 36살의 서지환이라는 말도 안되는 판타지를 실현한
- 관련 후기 : 감각이 깨워낸 기억 "예쁘네 우리 은하" https://theqoo.net/dyb/3377948483
15화
- 지환은 은하의 보호를 위해서 함께함을 포기했지만, 은하는 지환과 함께하는 시공간을 포기할 수 없었다
- 당연하다. 제설함에 숨겨진 은하는 현우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고통받았고 없어진 현우를 23년간 찾아 헤맨다
- 그 때부터 이어져온 생각, 나 혼자만 안전한데 있고 싶지 않다는, 소중한 존재와 함께하고 싶다는 감정
- 서지환에게 소중한 건 은하 자체였듯, 은하에게 소중한 건 서지환과 함께하는 시공간
-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하기에 함께함을 포기하고 함께함을 포기못하는, 사랑하기에 다투는 이야기
- 참 현대극에서 찾아보기 힘든 함께함에 대한 포기와 포기 못함의 향연
16화
- 사랑한다 이야기 없이 사랑을 말하는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사랑해가 여기서 나와서 너무나 좋았다
- 육체적 사랑이 욕망만이 아니라 사랑일 수 있구나를 느꼈던 씬
- 작감배의 합이 정말 좋다고 느꼈던 장면, 드라마의 무드를 지키면서도 두 사람의 짙은 감정선을 순간 느낄 수 있었다
- 순애 중에 순애가 온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순간 깊은 시각적 묘사는 없지만 두 사람의 행복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 각자의 상상대로 이어질 두 사람의 밤
- 물론 그 다음 몸이 뒤로 넘어가며 좋댓구알로 씬이 연결되면서 '어허! 어허! 무슨 생각하세요!'라며 우스꽝스럽게 넘어갔지만ㅋㅋ
- 지금 생각해보니 "오늘 우리 같이 있자"도 대사드컵에 포함이 되었어야 했구나를 싶다
- 이 주인공들은 키스보다 포옹이, 입맞춤보다 눈길이 더 애틋했고, "같이 있자"라는 그 한마디가 굉장히 굉장히 애틋했다
- 사랑이란 마음이다.
16화
- 흑과 백의 포지션의 변화. 자신의 과거를 떨친 서지환과 지고 갈 과거가 생긴 장현우의 색채적 변화
- 서지환의 삶의 모토
- 아무리 아버지로부터 시작한 범죄의 길이나, 분명히 내가 행한 일들이며 그건 나의 책임이라는 이야기
- 더불어 과거에서 돌이키는 이 과정은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해나가야할 삶의 책무임을 말하는 사람
- 그 책무는 어떤 어려운 일이 아닌 그저 하루하루 지금보다 더 노력해서 살아갈 뿐이라는 이야기까지
- 서지환의 죄의식과 죄책을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간 이야기들이 개인적으론 상당히 맘에 들었다
- 죄를 지으면 죄의 책임이 남고 그 죄책을 해결하는 방법엔 마무리란 없다. 다만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