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을 둘러싼 갈등은 방송가에서 흔한 일이다. 하지만 대작을 둘러싼 이런 피곤한 싸움은 잦지 않다. 시쳇말로 이미 ‘개싸움’은 시작됐다. 이제 이 싸움에서 지는 쪽은 이미지 타격이 크다. 편성 불발에 따른 손실을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한 MBC가 최종 싸움에서 승리한다면, 세 제작사, 그리고 제작비 대고 편성까지 가져간 스튜디오드래곤과 tvN(CJ ENM 채널) 꼴은 우습게 된다. 덩달아 주연배우인 김태리 이미지 타격도 연장선이다. 세 제작사 중 매니지먼트mmm 김태리 소속사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 제작사가 주장이 사실이고 최종 승리를 거머쥔다면, MBC 이미지는 ‘진상’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가뜩이나 지상파 몰락을 세 방송사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MBC가 자책골을 제대로 넣으며 시청자들 눈 밖에 날 수 있다.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정년이’ 성패다. 이 상황에서 흥한다면, 싸울만한 작품으로 평가받겠지만, 망한다면 정말 촌극이 따로 없다. 편성 갈등을 떠나 이미 원작 팬들까지 한마디씩 거드는 ‘정년이’다. 무슨 시어머니가 이렇게 많은지 알 수 없지만, 기대작인지 문제작인지 모를 ‘정년이’는 어찌됐든 10월 방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끝이 주목된다. 캐스팅 하차(김히어라)부터 편성 갈아타기까지 참 말 많은 ‘정년이’가 어떤 흔적을 남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