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전편을 답습하지 않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엿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묵직한 서사’다. 전편에서 당시 한국 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갑질’을 소재로 통쾌한 철퇴를 가하는 형사 서도철을 통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오락성’에 집중했다면, 2편에서는 보다 진지하고 날선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어둠’을 깊이 파고들어 생각해 볼 법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범죄자를 응징한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 ‘해치’와 그의 범죄를 옹호하는 여론,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팬덤’ 등의 모습은 누가 선인이고 악인인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그 판단은 누가, 어떤 기준과 근거로 하는 것인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소재 역시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SNS를 통한 살인 예고, 자극적인 범죄 소식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유튜버와 SNS 이용자, 가짜 뉴스, 학교 폭력 등 뉴스를 그대로 옮긴 듯 시의적절하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휘발되지 않고 자꾸만 곱씹게 한다.
웃음 타율은 전편보다 못하다. 경쾌한 오프닝과 유머러스한 대사, 상황들을 곳곳에 배치했지만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대신 액션은 더 볼 만해졌다. 강렬하고 화려한 액션 시퀀스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단연 빗속 옥상 액션신이다. 타격감과 박진감, 스피드, 그리고 리얼함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다. 새로우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신선한 매력까지 더한다.
죄짓고 사는 놈들 잡아내는 형사 서도철 역의 황정민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여전히 정의로운 형사의 면모뿐 아니라, ‘인간’ 서도철의 고민과 일상 등 생활감이 묻어나는 연기까지 폭넓게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는다. 박선우로 분한 정해인도 좋다. 난도 높은 액션부터 섬뜩한 ‘동공연기’까지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다.
류승완 감독은 “1편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1편의 힘이 ‘경쾌함’에 있다면 2편에서는 보다 더 힘 있는 ‘박진감’으로 밀고 나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를 통해 조금 더 진지하고 범죄의 어두운 측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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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李씨네] 베테랑2 전편 답습하지 않기 위한 선택… 관객 설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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