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돌아온 서도철과 강수대 형사들
정의란 무엇인가…막내 형사 정해인 주목
[맥스무비= 박미애 기자]
액션은 더 날렵해지고 시선은 더 날카로워졌다. '베테랑2'로 9년 만에 돌아온 이 액션 프랜차이즈는, 전편에 흥행을 가져다준 방식에 기대지 않고, 그것을 해체시켜 더 핵심을 찌르는 이야기로 왜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범죄수사대(강수대)의 이야기가 계속돼야 하는지 존재 이유를 증명해낸다.
'베테랑2'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한 대학 교수의 살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이 교수는 여제자를 임신시켜 자살에 이르게 한 인물로서 처벌은커녕 승진까지 했던 상황. 그런 그가 여제자가 자살한 모습 그대로 살해를 당하고, 이에 앞선 사건들과 연관성에 서도철을 비롯한 강수대 형사들은 연쇄살인을 의심한다. 때마침 이슈를 쫓는 사이버 레커(렉카)들이 살인범을 '해치'로 부르며 "정의를 구현했다"고 떠받들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살인범을 추종하는 이들까지 생겨난다.
'베테랑'이 재벌의 비리와 횡포를 통해 법 위에 서는 '거악'을 비판했던 영화라면, '베테랑2'는 해치라는 연쇄살인범을 탄생시키고 영웅시하는 사회에 주목한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법체계의 허점, 그로 인한 사회 불신과 갈등을 꼬집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사건의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서 이슈를 부추기고 여론을 호도하는 사이버 레커의 횡행과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대중의 모습은, 영화 밖 현실에서 우리가 매일 같이 겪고 있는 일들이라 씁쓸하게 다가온다.
후속편이 나오기까지 9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서도철의 모습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헥헥 거리고, 맞고만 다니지 말라고 당부했던 초등학생 아들은 어느 새 커서 학교 폭력에 노출된 고등학생이 돼있다. 영화는 정의 못지않게 폭력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루는데, 이를 통해 가장 서도철의 고뇌뿐 아니라 형사 서도철의 고뇌를 그리며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이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황정민은 이 프랜차이즈의 아이덴티티가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
1편에 조태오(유아인)가 있었다면 2편은 말할 것도 없이 박선우다. 막내 형사 박선우로 강수대에 합류한 정해인은 복합적인 캐릭터로 118분의 러닝타임 내내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베테랑2'의 미덕은 액션이다.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정교하고 역동적인 액션들이 수시로 스크린에 펼쳐진다. "'존 윅'을 뛰어넘는 액션"이라는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평가가 빈말이 아님을 '베테랑2'는 보여준다.
베테랑2'은 1300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의 후속편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베테랑' 같은 통쾌한 재미를 원한다면 '베테랑2'는 아쉬울 수 있겠다. 그러나, 전편과 다른 이야기, 더 나은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베테랑2'는 그 기대에 응답하는 영화이다. 황금 연휴를 하루 앞두고 개봉을 확정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파묘' '범죄도시4'에 이어 또 한편의 큰 흥행이 기대되는 '베테랑2'이다.
감독 : 류승완 / 출연: 황정민, 정해인 / 제작 : 외유내강 / 장르 : 액션 / 개봉: 9월13일 /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 러닝타임 : 118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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