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보영엄마 이야기 공감 이백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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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는 정금희(김미경 분)가 무척 고마웠을 것이다. 그만큼 부러웠을 수도 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며 제 바닥을 다 지켜본 정금희가 거북해졌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여전히 고마웠을 것이다. 그런데 딸이 죽었다. 죽인 자가 정금희 아들이란다. 하지만 이재희 본인만은 안다. 제 불륜이 아녔다면, 그래서 뛰쳐나간 심보영이 밖으로 돌지 않았다면 안죽었으리란 걸.
누구에게도 말 못할 그 죄책감이 너무 무겁다. 혼자 짊어지기엔 감프다. 정금희가 평생의 은인인건 분명하지만, 그리고 죄없음도 알지만, 무조건 죄가 있어야 한다. 바닥을 기며 죄송하다 죄송하다 사죄해도 용서할 수 없다.
보상으로 내놓은 정금희 돈으로 심보영 살아 생전 소망했던 보영방을 꾸민 집도 마련했겠지만 그래도 용서할 수 없다. 제 안의 죄책감이 태산 같은데 정금희마저 용서해 버리면 이재희 본인은 깔려 죽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