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 천사, 갓벽한 편돌이 지욱에게도 불호, 상극인 손님이 있었으니 바로 해영이다. 지욱의 할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탓에 흡연자를 극혐하는데 이 동네 헤비스모커 탑3 안에 해영이 있었다. 게다가 취미는 유리문에 지문 묻히기, 특기는 선납선출 역행하기. 단골이기까지한 최악의 손님. 그러던 어느 날 그 불호, 진상손님이 지욱에게 결혼을 하자고 한다. 결투가 아니고? 정확히는 가짜 결혼‘식’. 말도 안 되는 제안이라 단칼에 거절하는데.. 해영이 중고마켓에 올린 신랑 구인에 하필 같은 고시원에 사는 성철이 관심을 보인다. 해영이 아무리 진상이어도 성철 같은 인간에게 걸려도 괜찮은 사람은 아니었다.
지욱은 가짜 결혼식을 치르며 해영과 조금 가까워지고, 잠깐이지만 지욱을 진짜 남편, 가족으로 생각하고 말해주는 해영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누군가의 일 순위,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된 느낌. 한순간이라도 그것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