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구령대 끝에 걸터앉아 고개를 푹 숙인다.
선재 “어어?! 저러다 떨어지려고!” 놀라 달려가는. M. 김형중 ‘그랬나 봐’ 그때, 솔이 꾸벅 고개를 떨어뜨리는데, 마침 앞으로 달려온 선재 어깨에 이마가 닿는 모습 slow.
선재, 놀란 표정. 의지와 달리 가슴이 뛰고.
솔, 천천히 고개 다시 들어보는데... 선재다.
선재 : 떨어질 뻔했잖아.
솔 : (술에 취해 속마음이 터져 나오는) 너...왜 왔어.
선재 : 그러니까 위험하게 이런 데서 뻗냐 뻗길...
솔 : (O. L) 왜 왔냐고! (쏘아붙이자)
선재 : (욱하는) 그럼 신경 쓰이게 하질 말던가!
솔 : (울컥) 왜 따라와...왜 자꾸 와...왜! (나를 구해준, 나 때문에 죽었던, 또 죽을 뻔했던 선재를 향한 말이다)
선재 : (상처받은 표정)
솔 : (울음 터뜨리며 소리친다)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잖아. 근데 왜 나 걱정해? 너 바보야?!
선재 : (솔이 울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솔 : (주먹으로 선재 가슴을 힘없이 때리며 우는) 어? 너 진짜 바보냐고! 내가 너만 생각하라고 했잖아...나 같은 거 못돼먹은 애라고 실컷 욕이나 하고 마음에서 치워버리지! 왜 미련하게 굴어서 그런 일을 당해 왜!
선재 : (가만 서서 맞아주고 있다가 멈칫) ...그런 일?
솔 : (선재 옷 붙잡고 고개 숙인 채 운다) 제발 선재야...
선재 : (마음 아파 달래주려) 그래 알았어. 미안해. 다 미안해...그니까 울지 마. 응?
솔 : (울며) 그냥 나 좀 모른 척해. 걱정하지도 말고! 내가 어디서 뭘 하든, 무슨 일이 생기든 제발...나 좀 내버려두라고...
선재 : (이미 그럴 수 없는 마음인데 어떡하라고 이러나... 서글퍼지는)
얕은 바람에 힘없이 떨어진 봄 꽃잎이 흩날린다. 울고 있는 솔을 가슴 아프게 보며 서 있는 선재. 하필 밤 풍경이 예뻐서... 두 사람 모습이 참 안쓰럽고 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