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의 연기가 더해지는 순간이면 예측 가능한 장면도 새롭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바뀌곤 했다. 그냥 타고난 재능인 줄 알았는데, 그 뒤엔 치열하게 쏟아붓는 노력이 있었다. 그녀가 보여주는 모든 것은 끝까지 애쓰고 긴장한 결과였다. 앞으로 고민시와 더 치열한 고민의 성과를 함께할 감독들에게 벌써부터 질투가 난다.”
–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감독 모완일
액션 연기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몸을 사용하는 일에 얼마나 감이 있다고 파악했나?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촬영하면서 액션 연기를 많이 했다. 나도 깜짝 놀랄 정도로 그런 신이 꽤 필요했다. 액션 스쿨에서 훈련하기보다 현장에서 고민하면서 합을 맞추고 바로 몸을 날리곤 했는데, 합이라는 것을 비로소 확인한 경험이었다.
미스터리 스릴러인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통해서는 고민시의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영하(김윤석 배우)가 운영하는 외딴 펜션에 성아라는 신비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영하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이야기다. 나는 성아를 연기했는데, 지금껏 한국 작품에서 그런 여성 캐릭터는 보지 못한 것 같다.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 모르겠는 여자다. 대본을 읽으면서 너무 소름 끼쳐서 몸에 한기가 돌 정도였다. 맡았던 인물 중 역대급 난도라고 느낄 만큼 어렵기도 했다. ‘큰일났다, 어떻게 표현해야 뻔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틀 밤을 새우면서 고민하고 첫 대본 리딩 자리에 나간 기억이 생생하다.
김윤석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경험은 어땠나?
내가 현장에서 감독님이나 선배님을 대할 때 딱히 떨지 않는 편이다. 고민시라기보다 극 중 캐릭터로 다가가는 거니까. 그런데 김윤석 선배님 앞에서는 좀 떨렸다. 최근 데뷔 초 때 쓴 수첩을 보니 내가 롤모델로 선배님 이름을 써놨더라.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마음과 막상 만났을 때 전해진 아우라 때문에 긴장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어떤 현장에서든 선배님들과 친밀해지기 위해 굳이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인간적으로 살갑게 다가가기 전에 배우로서, 연기로서 먼저 믿음을 드리고 싶다. 감독님은 나를 믿고 불러주셨어도 선배님들 중에는 나라는 배우를 모른 분도 많을 것이고.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로 어느 정도의 신뢰를 쌓은 후 서서히 가까워지는 그 기분이 아주 좋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모완일 감독은 <부부의 세계>와 <미스티> 등을 연출했다. 드라마로 자기 인장을 새긴 경험이 있는 감독들과 작업해본 소감이 궁금하다.
모완일 감독님에겐 천재 DNA가 있는 것 같다. 평소 다양한 작품을 두루 보는 분이라는 점도 느낄 수 있다. 현장에서 연기를 두고 대화할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서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차린 적이 많은데 그런 경험도 즐거웠다. 내가 어떤 식으로 리허설을 하고 연기하는지 파악하신 후부터는 ‘오늘은 성아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같은 표정으로 기대하시는 게 느껴져서 나도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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