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검사 후에 병원에서 나누는 대화 말야.
은하는 사람을 때리고 그러면 안 되는거라고 변명을 하는데
지환은 그저 기가 찬다는 듯 '아 내가..? 하..' 하고 말잖아.
처음 이 씬을 봤을 땐 그저 스쳐지나는 인연, 단순한 해프닝 따위 설명할 가치를 못 느끼는 관계라서 그렇다고만 이해했는데
복습하다보니 이 씬의 지환에게서 지난 8년을 본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어.
불독파를 해체하고 성실하고 평범하게 살아보고자 발버둥쳤을테지만
무수하게 겪었을 오해의 순간 중 하나로 생각했겠구나 하는.
풀려고 해도 풀리지 않았을 오해.
전과자가 만든 음식이라 욕하는 사람들
씻시 않은 손일거라 냉랭하던 거절들
보지도 않고 확인하지도 않았으면서
'네가 사람을 팼잖아'라고 단정하는 말들.
지환은 무수한 거절과 오해를 지난 8년간 겪었겠지.
그래서 스쳐 지나갈 은하에게 굳이 내가 하지 않았다고 설명할 의지도 생기지 않았던게 아닐까.
지난 과오를 후회하고 뉘우친다해도 평범한 삶으로 되돌아 가는건 얼마나 버거운 일이었을까.
그럼에도 하늘 아래 어디에선가는
그 '성가신' 삶을 마다하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을 꿋꿋하게 지키며 살고 있을 지환과 사슴즈들에게
나 혼자 여기서 용기와 격려를 보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