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이 나쁜 것도 아니고
연출이 나쁜 것도 아님
그런데 은하의 감정선을 저렇게까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배우가 씹어 먹었다고 생각해
말 안 하면 내가 평생 모를 줄 알았어요?
내가 얼마나 많이 찾아다녔는데
꼭 찾겠다고 해 놓고 못 알아봐서 미안해
예전이랑 똑같이 의지 할 수 있는 사람인데 내가 왜 몰라봤을까
보고 싶었어 현우오빠
못 알아봐서 미안해
저 몇 줄 안 되는 대사에
작가는 23년치의 서사와 감정을 응축해서 써놨는데
배우가 씹어 먹다 못해 거의 시청자가 못 알아먹을 수 없도록
디테일을 일일히 잡아가면서도 연기적 감정적으로 충만하도록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은하처럼 울고 있게 되더라니까ㅠㅠ
은하가 미안하다 말할거라 예상한 사람이 1도 없었을 정도로 충격적인 씬인데
은하의 미안한 감정선을 누구나 이해하도록 풀어내는 능력에 감탄의 감탄을 더했다
30살 고은하에서 7살 고은하로 돌아가서 그 시절 그대로 어린아이가 되버리는 모습까지
텍스트 속 고은하가 선화웅니한태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