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와봄 인터뷰 식으로 뜬 기사들에서 캐해가 자세히 나와있더라
당연히 내용 스포 많음
https://naver.me/Gq8Jye1J
Q. 임상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독특한 해결사이다. 때로는 웃음, 또는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차승원: “그런 게 모두 의도한 것이다.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텐션이 아주 높다. 모두가 시리어스하다. 임상은 그런 인물들 가운데 쉼표 역할을 한다. 폴(김강우)이 임상을 두고 ‘괴물 아저씨’라고 한다. 그 괴물아저씨를 어떻게 괴물스럽게 표현해야할까. 차별점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아마 일을 의뢰받으면 콤마 없이(쉬지 않고) 바로 해결하려는 민첩성이 있을 것이다. 대신 일상생활에서는 조금 주눅 든 스타일이다. 한 풀 꺾인 채로 밸런스를 유지한다. 그런 게 좋았다. 임상 캐릭터로 공을 들인 부분은 기차 카페 신이다. 원래는 더 잔인하게 찍었다. 수위가 높다. 그 장면 보면 뒤에 고문에 쓰이는 도구가 많다. 그걸 다 사용한다. 그러면서 ‘좀 쉬었다하자’면서 물도 주고 그런다. 이런 것들을 보면 ‘저거 뭐야?’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에 보면 고등학생들에게 끌려가는 장면도 있다. 어떻게 될까. 바로 전 장면에서는 그가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데 말이다. 그런 밸런스가 있다.”
Q. 그런 잔인한 임상이 항상 존댓말을 쓴다.
▶차승원: “존댓말은 시나리오에도 나와 있다. 그것보다 더 극존칭을 사용하려고 했다. 상사에게 이야기할 때처럼. 심지어는 고등학생에게 말할 때도 그런다. ‘고려해보시죠.’, ‘기분 나쁘면 안 되시는데..’처럼. ‘마음에서부터 하죠’, ‘다시 한 번 고려해 보시라니까’식으로. 애드립을 넣기도 했다.”
Q. 해결사, 킬러에게 왜 그런 말투가 배었을까. 최국장과의 관계는?
▶차승원: “공무원 생활을 오래해서 그럴 것이다. 최국장(김선호)보다는 10년 정도 선배일 것이다. 최국장이 들어왔을 때 이미 전설적인 요원이었다. 김선호가 (조직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친구는 이 비밀조직을 떠안고 가기에 충분한 자질이 있을 것이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극중에서 최국장은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후배라고 해서 ‘야!’이러는 사람은 아니다. 아마 둘은 그런 관계일 것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임상은 가족도 없다. 하지만 임무 수행능력이나 기밀유지 수준은 최고이다. 그런 임상에게 일이 생기면 떠안고 갈 사람이 최국장이라고 본 것이다. 자신보다 최국장이 더 국가와 민족을 위할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Q. 안경 쓴 모습, 폴더폰 사용 등은 또 다른 차승원 스타일을 보여준다.
▶차승원: “안경을 한번 써보자고 했다. 저도 노안이라서 집에 돋보기가 예닐곱 개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도구가 임상을 말해주는 메타포라고 생각한다. 총, 안경, 바바리코트 등. 한창 잘 나가던 때의 임상의 모습인데, 그것이 고스란히 묻어난 소품이라고 본다. 참, 그런 면에서 보면 그가 타는 차는 국산차량인 줄 알았는데 재규어더라. 풍운아 같은 인물이다. 80년대 할리우드 영화 보면 그런 인물 있다. 자기 일을 다 하고 앤티크한 물품에 빠져 사는. 임상도 그렇다. 은퇴한 뒤 기차 카페를 열고 경양식 레스토랑이라도 하려는 인물이다. 보면 기차도 한 량(輛)이다. 허허벌판에 있다. 그것도 그에 대한 메타포가 아닐까. 질주하던 임상이 이제는 한 곳에 정착한 것이다.”
Q. 박훈정 감독의 마녀세계관이라고 해야 하나. 어디까지 이야기가 확장되는가.
▶차승원: “이 영화 마지막 장면은 임상이 절벽에서 뛰어내려 강물 속으로 빠져든다. 죽은 것 같은데 어느 순간 확 빨려가며 끝난다. 뭔가가 낚아채는 것이다.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최국장은?) “최국장은 죽은 게 확실하다.”
** 이날 차승원 배우는 박훈정 아디이어에 대한 많은 생각을 밝혔다. 입이 무거운 ‘임상’ 같지 않게 말이다. 확실히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
Q. 임상 캐릭터는 사이코패스 같기도 하다.
▶차승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 했었다. 나도 기본적으로 그렇게 보이길 원했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종잡을 수 없는 그런 인물로 비치길 원했다. ‘이 사람은 뭐지?’하는 마음이 들게. 폐쇄적인 조직에 오래 몸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쇼생크탈출>처럼 몇 십 년을 한정된 공간에 있다가 모범수처럼 세상에 탁 나오니 ‘어?’하는 그런 사람 느낌이 들도록.”
Q. 경마장 신에서 요구르트를 다섯 개 빨대로 마시는 장면은?
▶차승원: “감독님 그렇게 시켰다. ‘다섯 개 꽂아 드세요. 임상은 그럴 것 같으니까요’라고 했다. 임상은 그렇게 마시면서 상대만 쳐다보고 있다. 이 먹는 모습도 중의적이다. 아마 먹는 행위가 더 무서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상대마저 먹어치울 것처럼. 그런 걸 의도한 것 아닐까.”
Q. 그래서 임상은 능글맞다고 해야 하나. 어쩌면 차승원의 연기가 다 그런 것 같다.
▶차승원: “위트라고 본다. 어떤 장르에서, 어떤 인물을 연기하더라도 위트는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그 인물을 풍성하게 만드는 장치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극중에서 어떤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어도 관객이 볼 때 그런 걸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웃음기를 완전히 빼더라도 보는 사람이 ‘허’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 순간 텐션이 아예 없어지는 것 같다. 이중적인 얼굴, 이중적인 몸놀림으로 그런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런 게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 사악한 해결사인데도 어쩌면 내 옆에 있는 사람같이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시작하면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