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의 차별은 노골적이지 않다. 하지만 위력적이다. 그는 아내에게 모든 집안일과 가정사를 전가하면서 자신을 '괜찮은 남편'이라 칭하고, 직장 내 성적 괴롭힘에 동조했으면서 자신이 '좋은 동료'였다고 믿는다. 또 공고한 남성 집단의 힘에 기대어 재기를 꿈꾸면서 여성 CEO가 여성 할당제에 관심을 갖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영화는 정우의 모순적인 행동을 통해 한 인간이 지닌 입체적인 면과 그 안에 담긴 차별적인 지점을 포착한다.
'정미'가 되어 여성 파일럿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한정우. 정미의 하루는 시작부터 난관이다. 정우일 때는 꾸밈없이 다녔지만, 정미는 이른 아침부터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에 신경 써야 한다. 그렇게 첫 출근날, 여성 동료가 "여성 파일럿의 삶이 쉽지 않다"며 문제적인 남자 동료에 대해 언질을 주자 정미는 "나는 그런 부수적인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한다.
현실은 치졸했다. 남성 동료는 처음 비행을 맡은 정미에게 "첫 경험 아니냐"며 성적인 농담을 던지고, 자신과의 호흡을 논하다가 "우리 궁합은 어떨 거 같냐. 어른들의 궁합은 다르지 않냐"며 점점 수위를 높인다. 결국 정미는 참지 못하고 불쾌감을 표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그러면 왜 나한테 그런 태도(친절한)를 보였냐"는 역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미는 일상 속 차별을 느낀다. "어려운 일은 남자가 잘한다"는 동료의 말에, 술자리에서 얼굴 평가를 듣고 당황하는 여성 파일럿의 모습에 정미의 태도가 달라진다. 이후 성희롱을 고발한 동료 파일럿이 부당한 대우를 받자, 제일 먼저 나서 "차별적인 행동"이라 지적한다.
—————
완전 페미영화아녀?
꼭 보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