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으로 만들어낸 코미디라고 해서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설정이 아닐까 한다면 오해다. 작품 전반에 깔린 선명한 메시지에서 이를 역으로 보여주려는 의지가 드러난다. 보는 시선에 따라 '이 정도는 얄팍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꽃다발 같이 아름다운 승무원들"이라는 표현이 스타 파일럿을 나락으로 보낼 만큼 잘못됐다는 것을 개연성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연출이다.
10년 된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만큼 전개 자체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훤히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장으로 인해 거짓말이 쌓이고 쌓여 결국에는 '빵' 터지는 구조다. 해결하는 방식 역시 '아니 설마 이렇게 뻔하게 여기서'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조정석이 여장을 하게 되는 지점까지 초반 전개가 다소 느리지만, 후반부는 속도감을 더했다. 알면서도 크게 지루하지 않게 엔딩까지 달려갈 수 있다.
내 말이! 개봉주에 또 보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