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 하는 공간을 대본상에는, 저수지 물속과 연결되는 검은 물속으로 설정했어요. 저수지 물속은 둘의 서사에 중요한 공간입니다. 선재가 수영선수가 아니었다면 다친 소녀를 구하기 위해 그렇게나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기란 쉽진 않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선재를 수영 선수로 설정하고 나니, 선재 장면을 쓸 때면 자연스럽게 물의 이미지가 떠올랐던 것 같아요. 하루 종일 물에서 훈련해야 하는 선재는 비를 싫어하지 않을까, 그런데 만약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 소나기가 내리면 어떨까, 싫어하던 게 한 순간에 좋아지는 감정이 바로 첫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상상 속에서 여러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떠올랐어요. 수영장 푸른 물빛, 푸른 바다..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선재네 집을 상상할 때 자연스레 파란 대문이 떠올라요. 파란 대문 앞에서 솔이에게 사랑에 빠지는 장면 같은 것들이죠. 그래서 대본에 자연스레 '파란 대문 집' '파란 운동복을 입은 선재'라쓰게 되더라고요
선재=물=파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