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의 인수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콘텐츠 제작사 래몽래인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더 격화하고 있다. 앞서 법적 대응에 나섰던 이정재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이사가 재차 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각각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임시주주총회 개최 여부 및 그 결과가 중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래몽래인이 지난 15일 공시한 ‘소송 등의 제기·신청’에 따르면,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이정재 이사 등은 최근 래몽래인을 향해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로써 래몽래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하나 더 추가된 모습이다.
래몽래인은 2022년 방송돼 큰 성공을 거둔 ‘재벌집 막내아들’ 등으로 널리 알려진 콘텐츠 제작사다.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이자 사업가로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정재 이사의 인수 소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정재 이사가 ‘절친’으로 알려진 배우 정우성(아티스트유나이티드 이사)과 함께 인수해 경영 중인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지난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래몽래인 최대주주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얼마 뒤 래몽래인은 갈등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먼저, 이정재 이사 측은 지난달 초 래몽래인 창립자이자 종전 최대주주였던 김동래 대표를 향한 손해배상 소송과 래몽래인을 향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정재·정우성 이사가 래몽래인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김동래 대표가 이에 응하지 않고 임시주주총회 개최 요구도 무시했다는 게 소송을 제기한 이유였다.
그러자 김동래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이정재 이사 측이 당초 논의했던 것과 달리 래몽래인의 자금을 이용해 거래정지 상태인 엔터테인먼트 상장사 인수를 추진하려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투자의 진짜 목적이 애초 제시했던 래몽래인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나 IP 확보가 아니었음이 확인됐다”며 경영권을 부당 편취하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투자 및 투자유치로 손을 맞잡은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파열음이 터져 나온 가운데, 소액주주도 갈등에 합류했다. 이정재 이사 측을 최대주주로 맞는 과정에서 단행된 제3자 유상증자가 정관을 위배했다며 무효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진 신주발행의 효력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과 신주발행을 무효로 하는 소송을 지난달 잇따라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정재 이사 측은 “정관상 발행한도를 1.99% 초과한 것에 불과하다”며 일부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주주의 권한을 지키고 회사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인지, 아티스트유나이티드로 경영권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김동래 대표와 연관된 우호 지분인지 의문스럽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으며 대립각을 형성했다.
이처럼 이정재 이사 측과 김동래 대표 측, 그리고 소액주주들까지 얽혀 여러 건의 법적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시주주총회 개최 여부 및 그 결과가 첫 번째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고 신규 이사진 선임 등의 주요 안건들도 통과될 경우 이정재 이사 측이 래몽래인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무산되거나 주요 안건들이 부결될 경우 래몽래인과 관련된 이정재 이사 측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아울러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제3자 유상증자 관련 소송 결과도 중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주주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정재 이사 측의 래몽래인 지분 취득이 애초에 없던 일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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