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닦인 글을 받은 배우만이 받을 수 있을 칭찬이다. 내가 뭘 더 얹을 것 없이 대본에 있는 그대로를 살리려고 했다. 참 신기한 게 박경화 작가님의 글은 읽는 순간 그 글이 내 안에 들어와 흘렸고 그 흐름에 맞춰 입을 떼니 헤진이 되었다. 이 흐른다는 감각을 현장에서도 많이 느꼈다. 내가 손을 워낙 많이 쓰다 보니 보통의 현장에서는 여러 숏을 딸 때마다 손이 묶여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안판석 감독님은 한번만 가니까 정말 편했다. 신이 아무리 길어도 그 한번에 집중해서 몸을 맡긴 뒤 그 신을 흘려보내는 과정이 내겐 신비롭고 좋았다.
잘닦인 글의 힘이네 인터뷰 넘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