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프터스크리닝
이미 예고편으로 중요한 플롯이 다 공개됐다. 잘 나가던 파일럿이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고, 여장해서 재취업을 한다는 이야기. 남자가 여장을 한다니 그 과정에서 우당탕탕이 있겠고, 성별이 바뀌면서 화장실을 바꿔 들어간다거나 실수를 하는 장면들이 있겠지 하는 예상이 쉽게 된다. 이런 장면에 과연 웃을 것인가? 영화를 보기 전 일종의 클리셰에 대한 저항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고 10분만에 저항감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한 파일럿이 무너지는 과정은 마냥 웃을수 만은 없었고 부족한 성인지감수성이 팽배한 조직 문화는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 절박함에서 선택한 여장이었기에 감정이입이 된 상태에서 주인공의 '피치못할 선택'을 거부감 없이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벌어지는 우당탕탕 에피소드는 그럴거라 예상했지만 예상을 뛰어 넘었다. 웃길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웃길 줄이야.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플 정도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NG인듯 아닌 듯, 애드리브인 듯 실제 상황인듯 아찔하게 선을 넘나드는 조정석의 연기와 대사는 나무랄데가 없었다. 철저하게 계산된 연출과 치밀한 연기는 완벽한 궁합이었다.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뻔한 흐름을 커버해주는 웃음으로 식상함을 극복했다. 선을 넘는 코미디를 보여주면서 가족애와 진정한 자아 찾기로 적정선을 붙들어주니 대중에게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름영화로 완성이 되었다.
조정석 뿐 아니라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하고 밸런스를 맞춰준 한선화, 신승호의 연기도 주목할 만 하다. 또한 이찬원 공식팬클럽 '찬스'를 연기한 배우 오민애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올 여름 배 잡고 깔깔깔 웃고 싶다면 이 영화를 선택하시길.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파일럿'은 7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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