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혜진의 마음속 한 구석엔, 20대 초반의 혜진이 사는 텅 빈 방이 있었다. 다른 곳은 모두 돈과 차, 집, 명예, 존경, 우월감 등으로 채워졌으나 그 방 하나만은 텅 빈 채로 남아 있었다. 그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건 제자이자 동료 강사인 이준호(위하준)였다. 이준호는 뚜벅뚜벅 걸어 들어와 어린 혜진을 감싸 안아 다독여 주고, 밥 먹이고 쓰다듬어 주고, 일상을 함께 하며 그 공간을 사랑으로 꽉 채워주었다. 그런 다음 어린 혜진의 손을 꽉 잡고 방을 나왔다. 비었던 방은 준호의 사랑으로 가득 찬 공간이 됐다. 혜진은 그 덕분에 학원에서도, 인생의 한 챕터에서도 마침표를 찍고 졸업할 수 있었다. 잊고 있던 법 공부라는 꿈을 이루려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