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하나 기자] 정려원이 ‘졸업’ 속 서혜진 캐릭터를 통해 다시 한번 ‘멜로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앞서 위하준이 ‘사제(師弟)’라는 단어가 금기어처럼 들려, 이를 배제하고 연기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려원 역시 ‘사제’라는 단어로 연기를 가두려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려원은 “극 중 과외 선생님이었고, 6년 차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사제’라는 엄청난 워딩 안에 가두지 않았다. 극에서는 이것으로 인해서 어머니들이 난리가 나지 않나. 과외 선생님이었어도, 누군가 가르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떤 부분에서는 금기일 수 있겠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라며 “6년 전 나 때문에 열심히 하게 된 아이가 잘 커서 나에게 온다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했다가, 직업의 특성상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는 ‘사제 지간’이라는 말이 무겁게 느껴졌다”라고 답했다.
그동안 정려원은 ‘메디컬 탑팀’, ‘마녀의 법정’, ‘검사내전’,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등 주로 고학력 전문직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다. 이에 대해 정려원은 “나는 어떤 얘기를 면전에 대놓고 할 수 있는 성격이 못 된다. 집에 가거나 잠들기 전에 ‘이런 얘기할 걸 왜 못했지?’ 후회를 많이 하는 성격이다”라며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답답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싫었다. 이런 역할을 고른다고 생각 못 했다가, 시간 지나 돌아보니 공통점이 있더라. ‘샐러리맨 초한지’를 할 때 엄청 힘들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쾌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특정 직업군, 장르물을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걸그룹 샤크라 출신인 정려원은 가수 이력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배우로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22살 때 아침 드라마를 찍다가 자신의 꿈을 찾았다는 정려원은 “호주에 있을 때 내 주위에는 자기 꿈이 있는 애들이 많았고, 이 친구들이 뭔가 하길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많았다. 난 뭘 하고 싶은지 몰랐다. 마음을 두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에 놀러 왔다가 걸그룹을 하게 됐다. 이 직업이 신기하고 호기심이 생겨서 하기는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도 몰랐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난 취향이 없고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다가 아침 드라마를 찍는데 ‘나 이거 너무 좋아하나 봐’라고 느꼈다. 나한테도 진짜 좋아하는 게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자기가 뭘 하다가 진짜 좋아하는 걸 찾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많은 시청자는 정려원을 ‘내 이름은 김삼순’ 유희진 역으로 떠올린다. 이 캐릭터를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정려원은 ‘졸업’을 통해 성장하는 첫사랑 서사를 그리며 ‘멜로퀸’ 면모를 증명했다.
정려원은 “나한테 '첫사랑'이라는 그 수식어가 다시 달릴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기대치 않은 보너스 같은 선물이었다. 그 수식어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근데 평생 첫사랑 할 건 아니니까(웃음). 감사하지만 잘 떠나보내야 할 것 같다”라며 “멜로의 재미도 느껴서 뭔가 해보고 싶은 느낌이긴 한데, 나한테 들어오는 대본 중 가장 재밌는 대본을 하고 싶을 것 같다. 그게 멜로, 시트콤, 혹은 또 검사 역할이라도 재밌으면 할 것 같다. 일단은 스토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첫사랑 타이틀 잃기는 싫지만 보내줘야겠다”라고 말했다.
정려원은 아직 서혜진 캐릭터를 보내고 싶지 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충분하다’는 내가 연기를 오랫동안 하면서 나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다. 자신에게 진실로 대해줄 수 있어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혜진이한테도 적용이 되고 나한테도 적용이 된다. 아직은 혜진이를 못 보낼 것 같다. 오늘 혜진이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고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좀 그렇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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