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정면을 보고 대화하는 게 익숙한데 이 작품에서는 그냥 뒷모습을 두고 그대로 대화하더라. 신기하고 편했다.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 적이 있다. 원장님이 물에 빠지는 신에 앞서 우리가 길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음악이 깔리더라. 사람 사는 이야기 같고, 음악까지 있으니까 더 그렇게(프랑스 영화처럼) 보이더라.
그리고 감독님이 배우의 연기를 'OK'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야 했다. 이렇다 저렇게 크게 말하지 않으시면 그게 된 거다. 나는 배우이니까 감독님의 만족한 사인을 되게 받고 싶어 했는데 이미 'OK'만으로도 충분히 잘 해냈고 훌륭하게 했다는 걸 스스로 생각하면서 작품에 임했다. 나의 불안한 마음을 끝낸, 졸업한 것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