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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3학년 때 일이다. 반장이 되고 싶었다. 반 친구들을 설득할 만한 공약이 뭘까 장장 열흘 밤을 고민했다. 드디어 반장선거 날. 달달 외운 대본을 달달 떨며 발표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 이장의 차례. 이장이 올라가 뱉은 선거 공약은 단 한 마디였다. “나를 반장으로 뽑아준다면 나가 우리 반 모두에게 돈가스를 쏘겠슈!” 이어지는 반 친구들의 환호소리와 박수갈채. 그렇게 덕삼은 그 학기 반장이 아니라 청소반장이 되었다.
늘 이장의 그늘에 가려 2인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아름이가 태어났다. 항상 이장을 부러워하던 건 자신이었는데, 자신을 부러워하는 이장의 시선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장이 딱하긴 하지만, 남몰래 정화수를 떠놓고 매일 밤 기도했다. “삼신할매, 요 딸은유... 지만 줘야 해유. 꼭이유.”
둘도 없는 불알친구지만 살면서 한 번쯤은 이장을 재끼고 1인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살았다. 드디어 때가 왔다. 차기 이장선거가 다가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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