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연인>은 “사극의 탈역사화가 점점 심화하는 가운데, 여전히 사극의 가장 중요한 미덕은 역사를 재해석해 현재에 맥락화하는 것임을 강렬하게 각인시킨 작품”(김선영)이다. “장현(남궁민)은 비혼주의자이자 여성의 선택과 결단을 존중하는 면모를 지녔고, 길채(안은진)는 전란의 상황에도 남자주인공의 도움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거나 민폐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는”(이자연) 등 동시대에 맞게 해석돼 안전하게 볼 수 있는 로맨스였다. 지금 한국 사회와 청년들에게 유효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 “‘대의’를 앞세워 억압과 차별을 공고히 하고 불필요한 혐오를 부추기는 세상에서 불온한 혁명을 꿈꾸는 청년 장현과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세상에 저항하기 시작한 청년 길채의 모습” (복길)은 “역사가 제한하고 있는 시대적 한계를 현대적 가치로 극복”(복길)하게 만들었다. 또한 “백성과 자식을 죽음으로 내몰며 내세우는 유교적 명분의 허위를 드러내고 왕으로도 아비로도 시대의 지성 역할도 변변치 못했던 가부장의 면면을 폭로”(유선주)한 점은 조선 시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더 나아가 “<토지>의 서희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투쟁과 생존이 삶의 목적인 사극 속 여성주인공”(정재현)을 통해 “전쟁으로 인한 비극을 여성의 관점으로 재인식하게 하고 환란 가운데 최선을 다해 살아내고 살리고자 한 평범한 이들의 관점에서 재구성”(오수경)한 점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좋아서 같이 또 읽자고 가져와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