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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외전) 너만 몰랐던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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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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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안을 매우는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 

우리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우주  진공 속에서도 이런 적막감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알고 있었다고? 내가 답장을 했다는 것을? 

알고도 네잎클로버를 간직하고 있었다고? 

 

 

뒷통수가 얼얼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던 말의 무서움을 지금까지 느끼고 있었다 

매번 그날의 나를 쥐어패고 싶을만큼 후회스러웠던 날 

아직도 그날의 나에게 안된다고 달려가 외치는 꿈을 꾸는데 

그때의 나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다..... 

 

 

 " 왜 말 안했어? 네가 쓴거라고" 

 

풀로 붙인듯 붙어버린 입술만 옴짝거릴뿐  

동그란 눈을 뜨고 내 입술만 쳐다보는 솔의 눈빛이 닿자 완전히 녹아버렸다 

 

 "이상하다는 생각 안했어? 클로버 이야기는 너와 나만이 아는 건데 김태성의 답장에 들어있다는게?" 

 

아차 19살 류선재는 바보다 완전 바보다 

솔의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싶었던 생각만이 앞서서, 

클로버를 받고 좋아할 솔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34살 류선재도 바보다 

시치미를 뗐어야지 왜 말 한마디 못하고 눈만 껌뻑여  

 

 

 

 

 "류선재씨 생방 들어가셔야 해요. 작가님도요" 

 

 우리를 찾으러 온 스탭의 부름에 솔이 먼저 일어나 나간다.  

 

 "이따 다시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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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오프닝 시그널이 흘러나오고 내 손에 쥐어진 원고만 구겨지고 있다 

이따 다시 얘기하자 이따 다시 얘기하자 이따 다시 얘기하자 .... 

뭔 얘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하지? 솔이 화부터 풀어줘야하나? 싹싹 빌어야 하나? 눈 내리깔고 나죽었소 가만히 혼날까? 

머릿속에 고양이가 헤집어 헝클어진 실타레마냥 뒤죽박죽   

 

 

 [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 넌 장난이라해도  

널 기다렸던 날 보고 싶던 밤 내겐 벅찬 행복 가득한데  

널 울리는 사람과 위로밖에 못하는 나]  

 

 

운명처럼 라디오 전파를 타고 퍼지는 노래 

행복한 순간과 절망의 순간을 동시에 느끼게 했던 그 노래 

내게 행복은 솔 너였는데 

웃는 네 얼굴 한 번보려고 수없이 썼다 지웠던 편지들 

잘보이려 거울 앞에서 멋있는 표정 지어보던 시간들 

널 기다리면서 두근거리는 심장 부여잡고 쥐어뜯다가 퍼렇게 멍들어 버린 왼쪽 가슴 

약속 전 날 밤새 뒤척이다 늦잠자고 헐레벌떡 뛰어가던 까치집머리 ...... 

다시 19살 선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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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밖에선 양 팔을 흔들며 다급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 사이 

정지화면처럼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솔 

입모양으로 '빨리 읽어 멘트' 

순간 정신이 번뜩 들었다 

 

 <<짝사랑 외사랑 혼자하는 사랑은 항상 슬프다고들 하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그,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러운가요 

 

 널 울리는 사람과 위로밖에 못하는 나 

 

널 울리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면... 

위로밖에 못한다고 자책했던 나의 행동이 그녀를 울리고 있었다면.....>> 

 

 

바뀌었다 

아침에 받았던 오프닝 멘트가 아니다 

요란스러운 바깥 풍경 속   

한결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 솔 

까맣디 까만 눈동자에 담긴 모습 

나였다 

 

 

뭔정신으로 두시간 방송을 했는지 기억도 없다 

온몸이 딱딱하게 굳었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었다 

부스 밖에 서서 나를 쳐다보던 솔이 보이지 않는다 우루루 몰려 나가는 사람들 틈에 솔의 뒷모습이 사라진다 

게스트로 나와준 멤버들을 뒤로하고 복도로 뛰어나갔다 

 

솔의 향기를 따라 홀린 듯 들어간 

불 꺼진 회의실엔 흐릿한 인영(人影) 하나 

오랜시간 보고싶었던 솔이었다 

 

"아까 오프닝 뭐야? 내가 이해한게 맞아?" 

 

듣고 싶었다 

직접 솔의 입으로 

목소리로 

 

 

한걸음 한걸음 거리가 좁혀질수록 심장소리가 머리를 울리고 있었다 

선명해지는 솔의 눈 

춤추는 밤물결같은 신비로움과 공포를 동시에 담은... 

발목에서부터 파도가 휘감아 오면서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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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마주보자 이렇게" 

 

솔의 뺨을 감싸쥐었다 

말캉한 달콤함이 서걱소리를 쪼개고 쨍하게 스며들었다 

솔의 손이 목을 감싸고 

두개의 호흡이 하나로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웠던 온기가 가슴팍 가득 담겼다 

코끝부터 간지러운 숨이 닿았다 

새로운 세잎클로버를 선물 받았다

 

 

 

 *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니들이 연기를 한다고? 애쓴다 애써" 

 

창밖에서 키득거리며 뒤집어지게 웃어대며 놀림받는 경험을 15년만에 또 하게 되다니 

 

"내말이~~ 둘이 언제까지 모른척하나 지켜봤는데 눈물겹다 " 

 

회의실 안으로 맞장구를 치며 들어오는 인혁과 현주의 웃음소리가 귀를 쨍쨍 울린다 

저 웬수들을 재활용 쓰레기로 버릴 수도 없고  

 

올 봄 라디오 개편으로 디제이가 바뀌었다  

이클립스 선재 

 

고등학교 졸업 후, 인혁과 단짝이 된 현주를 통해 간간히 들어오던 선재 소식 

화려한 연예인 선재가 아닌 청년 류선재도 씩씩하게 잘 살고 있었다 

방송국에서 일하게되면 언젠가 한번은 마주칠 줄은 알았지만 

메인작가와 디제이로 만나게 될 줄은 

 

"근데 왜 모른척 했어?" 

"왜긴, 피디님도 다른 작가들도 둘 같은 고등학교 다녔냐고 선재 어땠냐고 하도 물어보길래 모른다고 했지 귀찮아서 ... 방송에서 만날 줄 누가 알았겠냐" 

 

귀찮음을 피하기 위한 둘러댐이 선재를 만나게된 지금 

반가워 달려오던 선재의 눈을 피해 처음 뵙겠다는 차가운 인사만 날렸다 

선재는 포기하지 않았다 

말도 안되는 수작들을 어디서 들었는지도 모를 고리타분한 표현들로 끝말잇기하듯 연달아 풀어내며 얼쩡거렸다

우리 팀에선 선재가 내게 작업들어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 정도로 

 

 

"그렇다고 너네의 화려한 연애가 사라지냐? 우리 고등학교 건물들, 나무에 수영장 물도 다 안다는 류선재와 임솔의 닭살을" 

"우리가 그랬나?"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솔  

그런 솔을 보면서 눈만 굴리는 선재 

표정과 다르게 둘의 손은 책상 아래에서 분주하게 서로를 탐하고 있었다 

 

 

"우리가 그랬나? 뭐? 우리가 그랬나? 얘네 봐라 " 

"우리가 왜 절친이 됐는데! 다 누구들때문인데!" 

 

어이없다는 표정과 째림으로 위아래를 훑어내는 현주와 인혁의 표정을 통해 타임머신을 탄 듯 15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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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대회 날 고3은 참여를 안하지만 구경은 해야지 

선재 인혁은 나무 그늘 아래서 막대사탕 물고 잠시나마 풋풋한 1,2학년의 재롱을 보고 있었다 

운동장 반대쪽에 여고애들도 나와서 응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솔의 웃음소리가 먼 거리에서도 들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모든 감각이 쏠린다더니 그게 맞는 말이네 

오후햇살이 쏟아지지만 솔의 미소보단 눈부시지 않다 

 

 "류선재 또 정줄 놨다 솔이 봤냐? 솔친놈" 

 

인혁의 놀림도 귓등으로 흘리고 히죽히죽 새어나오는 웃음만 참느라 힘들다 

 

 "어?어? 선재야 저기 저기" 

 

 인혁의 손가락 끝에 솔이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유치하게 쪽지 명령어 달리기라니 무슨 명령이길래 솔의 손을? 

 

 스탠드 앉아있는 애들 사이를 뛰어넘어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렸다 

긴다리로 눈썹 휘날리게 달려서 솔이를 확 안아 당겼다 

 

 "야 감히 내 여친을 !쳐다보기도 아까운애를 뛰게해? 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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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장 가득 아이들의 휘파람소리와 환호 속에서 

의기양양하게 솔이 손잡고 빠져나왔다 기왕 이목을 끈거 더 확실하게 하자 

 

 "임솔은 류선재꺼다 아무도 쳐다보지도 말어!!" 

 

 이세상 제일 당당한 걸음으로 힘차게 내딛었다

 

https://theqoo.net/dyb/328007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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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qoo.net/dyb/3282804268

4 https://theqoo.net/dyb/3284239049

 

 

 

 

 

 

계속 써도 되는걸까? 실력도 없는데 ㅠㅠ 괜히 수범이들 눈만 괴롭히는건 아닌가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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