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애프터스크리닝] "아!" 감탄·탄식의 연속 '탈주'…얕게봐도 좋고 깊이보면 더 좋고★★★☆
2,174 15
2024.06.17 18:23
2,174 15
애프터스크리닝


기대하던 대목들은 제대로 적중했고,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재미를 배가시켰다. 우선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진행되는 탈북 과정 설정은 분단국가 대한민국 관객이 접하기에 익숙해 받아들이기에도 용이하다. 왜 그토록 규남이 남한으로 넘어오려 총력을 기울이는지, 관객으로 하여금 긴 말 필요 없이 납득 편리한 설정이 구축된 것.

얼핏 보면 작중 규남과 현상은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인다. 규남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기 위해 발악을 해대며 탈주하고, 현상은 수많은 취향과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하며 살기에 그런 규남을 추격한다. 의지나 취향과 관계없이 환경에 맞춰 몸을 구겨 넣고 적당히 살아갈 것인지, 더 넓은 세상으로 크게 한 발짝 내딛을 것인지. 타협하고 적응할지, 타파하고 나아갈지 우리 모두가 평생을 되뇌며 살아가는 난제다. 이러한 흥미로운 질문거리를 두 캐릭터에게 투영해 관객의 공감과 고민을 유발한 '탈주'다. 규남의 "내 앞길 내가 정합니다"라는 대찬 통보는 이 역할은 물론,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대사다.

그렇다고 규남이 무작정 희망찬 영웅으로, 현상이 맹목적 악인으로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규남은 쫓기다 궁지에 몰려 기지를 발휘할 때면 능청과 너스레를 오가며 간혹 약아빠진 방식도 취한다. 멋진 척 폼 잡느라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탈북에 집중하니 손발이 오그라들 틈이 없다. 여기에 안쓰러운 병사 동혁을 챙기며 적절히 선한 인간 본성을 발휘하니 담백하기도 하다.

대척점에 선 인물 현상을 골똘히 들여다보면 현실과 이상의 갈림길에서 규남과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지만, 가슴 한 켠에 이상향은 규남과 다를 바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공식을 따랐다면 맹목적 악인에 그쳤겠으나 '탈주'는 현상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빌런에게 덧입힌 서사, 겹겹이 쌓아 올린 감정복선을 쫓다 보면 규남 못지않게 공감 가고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체제에 완벽히 순종하는척 살아가지만, 보습 크림부터 전자담배까지 일상 곳곳에 외국 문물에 대한 취향이 묻어난다. 특별출연한 송강이 연기한 인물과는 은밀한 러브라인을 형성해 현상이 포기하고 살아간 많은 것들에 대해 짐작케 한다. 현상이 후배 병사에게 "현재 네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라"며 외치는 호통은 스스로 행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일 터. 지금의 삶에 적당히 정신승리하고 살아가는 우리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어찌 보면 규남과 현상은 한 인간의 갈등을 둘로 쪼개 묘사해 놓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해 묘한 감상을 준다.

이렇듯 골 아픈 해석과 고민이 싫은 이들은 대충 관람해도 문제없는 영화가 바로 '탈주'다. 이제훈과 구교환의 연기 맞짱은 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만든다. 막다른 길에서 돌연 맹수처럼 버얼건 눈을 치켜뜨는 이제훈과 느긋해서 더욱 괴랄한 추격자 구교환의 표현법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에 더해 동적인 추격 액션 연출은 촘촘하고 격렬하다. "아! 제발! 좀만 더!" 탄식이 절로 나오며 절로 주먹을 꽉 쥐게 만드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줄지어 이어진다. 실제로도 94분 남짓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킬링타임으로 즐기기에도 제격인 셈. 얕게 봐도 좋고, 깊이 들여다보면 더 좋은 작품을 찾는 이들에게 '탈주'를 권해본다.


https://enews.imbc.com/News/RetrieveNewsInfo/421126

목록 스크랩 (1)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템포] “밤새지 마세요, 아가씨” 댓글 이벤트 334 09.23 64,85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796,99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457,32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375,904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712,427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6 02.08 1,533,681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1,658,045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5 22.12.07 2,761,398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57 22.03.12 3,758,618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6 21.04.26 2,968,581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67 21.01.19 3,046,807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080,013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1 19.02.22 3,104,811
공지 알림/결과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103 17.08.24 3,001,620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315,06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3392 스퀘어 지옥판사 [4회 선공개] "어떻게 연락 오게 만들죠?" 박신혜의 달콤살벌한 연애 상담🖤 5 09:59 100
253391 스퀘어 엄친아 비밀연애 본격 돌입 (엄마친구아들) 4 09:52 173
253390 스퀘어 우연일까 💌ep03 뉴짤(46pics) 5 09:48 34
253389 스퀘어 손보싫 신민아, 김영대에 싸늘한 표정…배신감에 갈등 고조 5 09:40 296
253388 스퀘어 백설공주 [선공개] 변요한 "너도 그날 창고에 있었던 거지? 다 알고 있었고" 09:25 182
253387 스퀘어 해리에게 주혜리 강주연 스틸컷 6 09:16 211
253386 스퀘어 조립식가족 [선공개] 서장훈의 칭찬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토크 스틸러 최무성🤣 | 아는 형님 452회 09:10 99
253385 스퀘어 선업튀 솔본 대본 분석 좀 더 자세한거 올라왔었나..? 9 09:00 269
253384 스퀘어 비수기인 줄 알았는데 대목?…韓 영화 줄개봉 '박터진다' [무비인사이드] 5 08:58 263
253383 스퀘어 해리에게 ‘나의 해리에게’ 신혜선X강훈, 어두운 밤 환하게 밝히는 비주얼 ‘시선집중’ 5 08:38 387
253382 스퀘어 세계를 제패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어쩌다 ‘노잼’의 아이콘이 됐나 [SS초점] 20 08:33 1,126
253381 스퀘어 다리미 [1회 선공개] 나, 네 얼굴 처음 봐 [다리미 패밀리/IRON FAMILY] | KBS 방송 5 08:12 357
253380 스퀘어 엄친아 13화 선공개 21 08:02 1,096
253379 스퀘어 백설공주 시청률 추이 9 07:28 2,720
253378 스퀘어 지옥판사 시청률 추이 10 07:27 2,510
253377 스퀘어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고? 여기 있어요 ‘경성크리처2’ [MD리뷰] 5 07:18 467
253376 스퀘어 지옥판사 박신혜 인스타 업데이트 8 07:18 641
253375 스퀘어 사랑후 준고홍뉴짤🤎🩷gif 6 07:01 664
253374 스퀘어 사랑후 준고홍 벚꽃씬🌸 gif 5 06:50 668
253373 스퀘어 지옥판사 빛나다온 gif 03:07 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