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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선업튀 외전> 너만 몰랐던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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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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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리 만난적 없어요? 왜 없지? " 

"없으니까 없다는거죠 뭘 계속 물어요?" 

"나 나름 인기있었어요 수영선수때도" 

"이세상 사람은 다 류선재씨 좋아했어야해요?" 

"이해가 안가서 

임솔씨처럼 예쁜 사람을 몰라봤다는게" 

 

 쿵 

발끝까지 떨어지는 심장소리가 세상을 울리는 줄 

수십년 연예계 생활로 다져진 나 류선재 

닭살 돋는 대본보면서 누가 이런말을 하냐 구라도 적당히 해야지 생각했는데 

내 입에서 튀어 나오다니 

 

놓쳐버린 샤워기 꼭지에서 뿜어져나온 물줄기에 

허우적대며 버둥거리다가 넘어진 것처럼 어버버 거리다가 눈만 또르르 

 

"멜로는 아무나 하나요 기왕 버터 발라 말하려면 얼굴에도 좀 바르지 그래요? 뻔뻔이라고" 

 

망했다 

여자 꼬시려는 놈으로 보였을테니 

 

그때나 지금이나 왜 나는 ...... 

 

 임솔 

잊을 수 없는 이름 

사춘기 류선재 마음 속을 헤집고 다닌 아이 

 

 

평소처럼 인혁이와 집에 가려고 인혁이 연습실로 향했다 

이클립스 밴드부 인기가 많은지 인혁이 만나러 올때마다 꼭 한두명은 있었다

그날도 연습실 안을 힐끔거리며 훔쳐보는 여학생 두 손엔 작은 상자 하나가 들려있었다

조금 뒤 안에서 연습 마친 애들이 나오고 있었고 

그 중 한명에게 여학생의 상자가 안겼다 

부끄러운듯 달려가버리는 여학생을 보며 다들 휘파람 불고 놀렸다 

상자의 주인공 녀석은 우쭐하며 피식 웃더니 상자 안을 뒤적이다가 

연습실 안에 휙 던져놓고 가버렸다 

누군가의 마음을 함부로 대하는 녀석이 맘에 안들었지만 

내 친구도 아니고 얼굴 붉힐 이유 없으니 

 

인혁이를 찾으러 들어 가려는 그때 

발 끝에 붉은 편지봉투가 보였다 

 

 <임솔>  

 

아마도 아까 그 여학생이 쓴 편지인가보다 

상자 안에서 튕겨져 나왔는지 

복도에 덩그러니 떨어져있는 것을 보니 

꼭 그애 마음이 버려진것 같아서 주워들었다 

 

아까 상자를 여기에 둔 것 같았는데? 

 

몰래 넣어주려했는데 눈치없는 인혁이 자식이 나오는 바람에 

호주머니에 급하게 넣었다 

집에 가는 내내 인혁이가 하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오른 손 끝에 잡히는 편지 모서리가 쿡쿡 마음을 찔렀다 

 

집으로 가자마자 편지를 열어보았다 

태성인가 뭔가 하는 녀석에게 쓴 편지 

벌써 10통째란다 답은 없어도 열심히 쓰겠다는 말에 

내 속이 터지는 줄 

 

딱 눈치로 알아채야지 

관심없는 놈에게 이렇게 정성 들인다고 알아주지도 않는데 

편지엔 작고 귀여운 글씨가 한가득 수줍음을 담아 흘러내렸다 

 

너는 나의 별이야 태성아 좋아해 

 

 너는 나의 별이야 좋아해 

 

 너는 나의 별이야 선재야 좋아해 

 

정신차려 류선재 너 아냐 아니야 

홀린 듯 솔의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꼭 나에게 하는 말처럼 쫑알대는 솔의 얼굴이 떠올랐다 

 

 

다음날 또 인혁이 연습실 앞에 서있는 솔을 봤다 

오늘도 전해주려는지 붉은 편지봉투를 꼭 쥐고 있었다 

모른척 지나가려했지만 편지의 운명을 알기에 

뒷걸음질로 슬쩍 다가갔다

 

 "야 여기 있으면 안돼 " 

 "이것만 전해주고 가면안돼?" 

 "가 " 

 "으 응 ..."

 

풀죽은 배추마냥 흐느적 거리는 뒷모습에 짜증이 났다 

지가 어떤 대접 받는지도 모르는 바보 

정신차리라고 말할까?

뒤돌아 가는 솔의 뒤통수를 향해 외쳤다

 

 "야 그거 내가 대신 전해줄게" 

 "정말? 고마워!!!" 

 

 좀전 물먹은 솜은 어디가고 깨발랄 솜뭉치가 나폴거리며 뛰어온다 

 

"난 임솔이야 내이름 꼭 말해줘"

 

 

 쿵 

심장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건네 받은 편지봉투 끝에 닿은 내손에서도 피가 뿜어져 나오는 줄알았다 

아 혈관이 여기에도 있구나 처음 깨달았다 

 

임솔

이미 알고 있었던 이름이지만

솔의 삐약거리는 작은 입을 통해 처음 들었다

낯설지만 예쁜 두글자가 눈 앞에 떠올랐다 

 

 

편지를 받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녀석을 봤지만 주지않았다 보지도 않을 녀석에게 그아이의 마음이 아까웠다 

 

후다닥 집에 들어와 편지를 보았다 

<오늘 등교길에 태성이 널 봤어 막막 빛이나더라> 

빛은 개뿔 겉멋만 든 놈이 뭐가 좋다구 궁시렁거리며 읽다보니 

꼬물거리며 한자 한자 정성 들였을 솔의 모습이 떠올랐다 

 

서랍을 뒤져서 예전 어버이날 쓰다 남은 편지지를 찾았다 

 

 <안녕 나 태성이야 답장은 처음이지?> 

 

 태어나서 처음 거짓말을 했다 

 

 

 

*

허둥지둥 사방을 뛰어다니며 구석 구석을 뒤지는 솔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평정심의 표본이라던 솔이 저렇게까지 당황해하는 걸 처음봤다 

 

"임솔씨 무슨일있어요?" 

"별거 아니예요 가던 길 가세요 쭉" 

"그래도 내가 도울 수도 있잖아요 뭔데요? 뭔일인데요?" 

 

 잠시 머뭇거리던 솔이 말했다 

 

"작은 쪽지인데 수첩 안에 있어야 하는건데..... 잃어버렸어요" 

"어떻게 생긴건데요?" 

 "네잎클로버요 코팅 된" 

 

 쿵 

내 심장 발 끝에서 살아라 

그냥 거기 붙어 있어라 

 

 "네잎 클로버? 파란 종이?" 

 

 "......." 

 

 "그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요?" 

 

 ",....류선재씨가 어떻게 알아요? " 

 

 헉 내 입아 닥쳐 뚫렸다고 다 말하는거 아니다 

 

 "......류선재 너지? 답장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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