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그리고 거짓말
서라운드 고백
술에 취해 기억하지 못한 선재의 고백을 보물1호 mp3가 담아주었다
귀하디 귀한 보물이었던 mp3가 원망스러웠던 것도 처음
저렇게 반짝이는 선재가 왜 나를?
많고 많은 사람 중 왜 하필 나를?
당황스러운 마음에 놀라서 도망쳤다
지난 번 회귀로 과거의 나의 행동이 미래를 바꾼다는 비밀을 알게됐다
지금 나의 행동이 우리 모두의 미래를 바꿔버릴 수도 있다
내 맘대로 미래를 바꿔도 되는 걸까? 의심과 걱정중에 맞닥뜨린 선재의 고백
나는 곧 돌아간다
난 선재를 살리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해 본적도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선재가 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인데 나를 좋아한다고?
나의 행동이 선재를 흔들었다
선재의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처음으로 되돌려야 한다
선재를 살리는 단 한가지만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진심을 감추었다
"나 좋아하지 말아주라"
내가 잃어버린 것은 선재였을까? 잊어버린 것은 기억이었을까?
아니 선재에게서 나를 지워야한다
내가 사라지면 선재의 혼란은 사라질 것이니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
이유조차 알 수 없는 거짓말만 남겼다
힘들게 잘라낸 마음
현실은 다시 원점
선재는 오랜 시간동안 나에게 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왔다
이제와서 왜 걱정하냐며 퉁명스럽게 따지지만
그제서야 확인한 두 마음이 하나로 이어진 순간
다시 선재는 떠났다
나의 솔직함이 선재를 다시 어둠속으로 밀어버린걸까?
악연의 고리 끝에 걸려버린 선재의 세번째 이별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가지
이번엔 나 혼자 감당해야 한다
"왜 내가 여기에 너랑 같이 있어? 혼란스러워"
내가 떠나더라도 슬퍼하지 않겠다고 남아 있을 20살의 나에게도 혼란을 주지 않겠다던 선재의 말을 마음에 담았다
실수였다
20살 나는 알 수 없을, 선재와의 대화를 내뱉어버렸다
선재는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다시 돌아간 듯 기억을 잃은 듯 연기했다
그렇게 나는 두번째 거짓말을 남겼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반짝이는 선재로
나를 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선재로
나도 선재를 모르는 것처럼 살았다
나의 마음 속에
술에 취해 선재 이름을 내뱉는지도 모르고
나는 몰랐다
그날 네 손을 잡고 울었다는 걸
네 이름을 부르면서 꾹꾹 눌러온 그리움을 외쳤다는 걸
그러나 넌 알았던 걸까?
애절하게 네 이름을 불렀던 이유를?
사랑하는 사람이 너라는 것을?
나의 꿈에 대해 물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
나를 잊고 나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아가길 바랐다
애써 외면하며 마주치지 않으려 애를 썼었다
나는 대답했다
'내가 사랑하는 네가 나를 잊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내 꿈이야'
너가 살아있는 것이 내게 행복이라는 말을 하지못했다
세번째 거짓말을 내뱉었다
그렇게까지 이야기했는데도 선재는 계속 내 주변을 맴돈다
마음을 숨겨도 보고
내가 아닌 척도 해보고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 꿈이라고 꾸며도 봤다
그러나 매번 돌아오는 선재
하늘이 맺어주는 운명이라는 말이 가슴에 꽂힌다
그래 우린 운명이야
지독하게도 엮인 운명. 함께 해선 안되는 운명.
그런 운명이기에
"그 사람을 너무 많이 사랑해서 ,
그래서 류선재씨는 안돼요"
그사람이 너인데
내가 몇번이고 반복해서 되살린 너인데
죽을 힘을 다해 끊어낸 너인데
거짓말과 거짓말로 쌓아 온
진심을 덮고 눌러버린 거짓말 더미에서
또다시 새로운 거짓말을 얹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른다
이젠 어떤 것이 거짓인지 진실인지도 모를
반어 속에 허우적 거리고 있다
너를 사랑하는 나만의 거짓말이 허공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