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기획 의도를 다시 보고 왔지
과연 특별한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만이 ‘운명의 시간’일까?
어쩌면 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웃을 수 있는 이 순간이,
나의 운명의 시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1초만 흘러도 과거가 될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게 봐주기를.
흘려보낸 시간 속에서 놓치고 지나쳐버린
특별한 순간들을 되찾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난 임팩트 있던 노란우산 씬도 소중한 만큼 버석선재가 솔이를 만났던 한강 다리 그곳에서 벅차고 놀라 울던 걷지 못하는 솔이와 그런 솔이를 보면 쓸쓸하게나마 미소짓던 장면도 소중했고
나 너 좋아한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입을 맞추는 19선재와 과일주에 취해버린 볼 발그레한 솔이도 소중했고
자기 방에서 잠든 솔이 옆에 선풍기 바람을 대주며 가만히 손크기를 대보던 장면도 소중했고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소리를 엿듣고 삐걱대는 선재와 라면 먹고 꾸역꾸역 잠자는 척까지 하던 34 솔이도 소중했고
그 새벽 사실 좋아했던 마음을 꼭 말해주고 싶었던 솔이와 솔이의 진심을 듣고 벅차서 쫓아 올라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솔선도 소중했어
그런데 솔이의 세번째 회귀때 그 모든 솔선이 지워졌었지
그래서 솔이가 20선재를 살리려고 선재 시계를 돌려서 아예 처음 만나는 인연까지 끊어내서 아쉬웠지만
영화제 계단에서 사표빨간 봉투와 시상식발표 봉투가 뒤바뀌며 선재가 다시 계단 위에서 솔이를 안아 올리던 새로운 만남의 그 순간도 나에게는 똑같이 소중한 1초 소중한 순간임
나는 회귀했던 모든 회차의 모든 순간이 다 귀하고 소중했고 아무리 되돌려도 돌이킬 수 없는 과거들이라 그래서 더 특별하고 소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