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와 설정만 본다면, 누구라도 오징어게임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을거에요. 실제로 몇몇 장면은 오징어게임을 의식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나 8화까지 다 보고 난 제 인상은 ‘전혀 다르다’입니다. 무엇보다 게임의 규칙에서 가장 큰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스포가 안 되는 선에서 말씀드린다면, 더8쇼의 핵심적인 규칙은 ‘모두가 상금을 나눠 가진다‘입니다. 반면 오징어게임은 마지막 한 사람이 상금을 독식하는 구조였죠. 두 작품에서 게임은 사실상 사회에 비유된다는 점을 미루어본다면 이 드라마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은 통제된 게임의 규칙 안에서 펼쳐지는 참가자들의 개인적인 생존 투쟁에 중점을 두었지만, 더8쇼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치체제의 모티브를 끌고 옵니다. 다시 말하면, 극 중 등장하는 여덞 명의 등장인물은 사실상 특정 계급이라던가 정치집단에 가깝습니다. (작품을 끝까지 보시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사회를 8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소집단으로 축소시켜놓고, 폭력, 배려, 희생, 정의 같은 가치를 인격화한 후, 그 인물들간의 역학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8쇼는 흡사 정교한 우화처럼 느껴지네요. (3층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거의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