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 앞도 좋아서 같이 긁어왔다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내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장면은 수돗가에서 윤주에게 “관심은 없는데, 이상하게 자꾸 니가 눈에 들어오네”라고 말하는 신이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이 “어우, 신성일이야!” 하면서 놀리셨는데, 기분이 좋더라. 우리 어머니는 강진이가 상복 입은 지완이에게 거절당하고 와서 끙끙 앓는 장면을 가장 좋아하시더라.
강진이가 맨발로 걸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감독님이 일부러 길에 돌멩이를 좀 깔아 놓고 촬영을 하셨다. 그걸 밟으라고, 밟고 아파하라고 그러신 거다. 표정이 일그러지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잡아내려는 의도였는데, 매니저 형은 다칠까봐 안절부절이었다.
아쉬운 장면은 아무래도 2회에 강진이가 발을 만지다가 달을 보는 신이다. 카메라가 풀샷으로 쭈욱 뒷모습을 잡는데, 평소 습관처럼 등이 이렇게 굽어 있더라. 그걸 집에서 보면서 아이, 내가! 왜! 하고 좀 속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