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이는 선재가 박하사탕을 좋아한다 생각해서 준 거지만 사실은 솔이를 좋아해서, 좋아하는 솔이가 처음으로 준 거라서 좋아하는 거란 말이지. 그래서 박하사탕은 솔이를 향한 선재의 마음, 관심이나 다름없다 느꼈어.
그런 박하사탕이 4화 선재 책상에서 한 번, 8화 약뭉치 옆 테이블에서 한 번씩 나오잖아. 4화에서는 박하사탕을 보자마자 서랍에 후다닥 넣어버렸는데 8화에서는 박하사탕을 의식하면서도 그 자리에 둬.
솔이가 아예 신경 안 쓰고 있기도 하고, 숨길 만한 곳이 마땅 찮아서 생긴 차이로 보이기도 하지만...바로 그거, '숨길 수 없어진' 게 내가 벅차는 지점이야.
4화까지는 솔이를 향한 마음을 숨길 의지도 있고 숨길 수도 있었는데 이젠 미처 숨기지 못하는 마음 한 자락이 있는거지. 타입캡슐 안 가져 온 척, 다리에 나가지 않은 척 하면서 마음을 숨겨봐도 말이야.
(박하사탕이 놓여있는 장소가 식탁 위인 것도 좋은 부분이, 사람 사는 데 의식주가 필수라고 하잖아. 식탁은 그 중에 '식'을 담당하는 공간인데 거기에 솔이의 박하사탕이 있는 게 선재의 삶에 솔이가 필수라는 은유 같달까. 그리고 영양제 매일 챙겨먹으면서 박하사탕도 매일 봤겠지...)